학내 곳곳에서 펼쳐진 대동의 장

대동제가 23~25일 정문 앞 잔디광장, 학생문화관(학문관) 등 학내 곳곳에서 펼쳐졌다. 올해 대동제에는 ‘이화인 한솥밥 먹기’, ‘영산줄다리기’ 등 전통적인 프로그램 외에도 ‘나는 가수닷’, ‘도전! 이화벨’, ‘배꽃엔딩’ 등 새로운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요구안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 ‘소원을 품은 박’도 함께 진행됐다.

△스폰서와 초대공연 없는 이화인만의 축제

기업 스폰서, 연예인, 타대 동아리 등의 공연 없이 모두 본교생이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점이 이번 대동제의 특징이다.

정나위 총학생회장은 “상업적인 외부 기업 지원금은 학생들을 소비자로 전락시키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외부 기업 지원 없이 행사를 진행한 것에 대부분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김정미(환경·10)씨는 “기업 지원을 받지 않아 서툴고 투박한 느낌이 있었지만 우리만의 소박한 느낌이 살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안나리(행정·10)씨는“기업 스폰을 받으면 기업이 나눠주는 물건을 받으려고 줄을 서서 복잡한 느낌이 들었다”며 “기업이 없어서 깨끗하고 정돈된 축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외부가수 공연이 없는 것에는 아쉬움을 나타내는 학생도 있었다.

김선경(체육과학․09)씨는 “이번 대동제의 공연도 좋았지만 짧아서 아쉬웠다”며 “유명가수가 오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쉽고 더 다양한 공연이 준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대학내일, 비오템, 파리바게트, 키엘 등 외부기업 스폰서를 받고 밴드 등 외부 가수 초대공연이 있었다. 작년에는 인기 가수 ‘10cm(십센치)’가 초대돼 약1천명의 관객이 몰렸다. 재작년 42대 총학은 외부 기업의 스폰서 지원금으로 2천925만원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총학 새로운 프로그램 선보여

이번 대동제는 ‘나는 가수닷!’, ‘도전!이화벨’, ‘배꽃엔딩’ 등 새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대동제 첫날인 23일 오후4시 정문 앞 잔디광장에서 장기자랑 무대 ‘나는 가수닷!’이 열렸다. 조형예술대 이해인 대표의 진행아래 14팀의 참가자가 노래실력을 뽐냈다. 대상은 한영애의 ‘누구없소’를 구성지게 부른 황주현(스크랜튼․10)씨가 차지해 ‘빕스(Vips) 2인 식사권’을 받았다. 황씨는 “뒤늦게 참가를 결정했고 연습시간이 부족해 무대에서 실수하기도 했는데 대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진솔(법․08), 장성윤(법․08), 조희영(법․08)씨는 ‘법학과 소녀시대’로 인기상을 수상해 생활협동조합(생협) 상품권을 받았다. 그들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을 춤과 함께 라이브로 소화하고 샤이니의 ‘셜록’ 춤을 선보여 관객의 호응을 받았다. 박씨는 무대에서 “하숙집 아주머니가 지켜보고 계신다”며 감사를 표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24일 오후3시 정문 앞 잔디광장에서는 ‘도전!이화벨’이 진행됐다. 도전!이화벨에 참가한 12명의 학생들은 30문제를 통해 우열을 가렸다. 등록금․학점적립제 등 교칙과 관련된 문제, 축제 프로그램 관련 문제,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 등 상식문제, KTX 민영화 등 사회문제를 포함해 다양한 문제가 출제됐다. 모든 단과대학 이름을 쓰는 30번 문제를 맞춘 기신우(경제․11), 강한나(식영․12)씨가 공동우승을 차지했다. 기씨는 “처음에 1등 상품 때문에 예상문제를 보고 공부하기 시작했다”며 “학교나 사회에 대해 많이 알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6~9시 고추장 삼겹살과 맥주를 곁들인 공연행사 ‘배꽃엔딩’이 진행됐다. 총학은 HEAL, ACTION 등 중앙동아리 5팀, 아카펠라 팀 A-Five 공연과 맥주300캔, 고추장삼겹살 300인분을 준비했다. 학생들은 준비된 테이블에 앉아 삼겹살과 맥주를 즐기며 공연을 관람했다. 오수인(사회교육․12)씨는 “테이블이 있어 먹으면서 공연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음향이 좋지 않았던 점과 무대와 객석구성이 허술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전공 및 동아리 특성 살린 장터 눈길…판매상품 다양화 돼

이번 장터에서는 각 단과대학, 학과의 특색을 살린 행사가 다양하게 진행됐다.

동양화과 학생회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정문 앞 잔디광장에서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동양화 부채를 판매했다. 동양화과 부채는 장터 3일 내내 하루 평균200개가 팔리고 매진돼 사지 못하고 돌아가는 학생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판매자 이정민(동양화․10)씨는 “작년에 화첩, 부채, 떡 등을 팔았는데 부채가 가장 인기가 좋아서 부채 중심으로 장터를 꾸미게 됐다”며 “학생들이 다들 예쁘다고 하며 좋은 반응을 보이고 학과의 특성도 잘 살린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동양화과 외에도 도예과는 도자기로 만든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간호학과는 혈압측정 및 피임법 교육 행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과별 장터가 활성화 됐다.

떡꼬치, 순대볶음, 파전 등 단골메뉴 뿐 아니라 막걸리 칵테일, 폴리주스 등 이색메뉴도 등장했다. 직접 만든 팔찌가 판매되는 등 작년에 비해 판매 물건도 다양화 됐다.

문화기획동아리 이루다는 고려시대 전통주 ‘이화주’를 준비했다. 원래 전통주 공법대로 술을 되직하게 만들어 오미자, 녹차, 꿀, 커피, 유자를 섞어 소스처럼 백설기에 찍어먹을 수 있게끔 했다. 이루다 문지현(경제․11)씨는 “발효를 일반 술보다 덜 시켜 전통주의 맛은 나면서 알코올 도수는 낮췄다”고 말했다. 이화주를 맛 본 손채윤(컴공․11)씨는 “소스에서 막걸리 맛이 나서 특이하다”며 “오미자, 미숫가루가 막걸리와 맛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나영(정외․07)씨와 이보람(정외․07)씨는 직접 구슬을 꿰어 만든 팔찌를 판매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보람씨는 “원래 취미가 액세서리 만드는 것인데 만든 것을 지인들에게 선물했더니 반응이 좋아 대동제 장터를 결심하게 됐다”며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대량생산은 불가능해 어제오늘 각각 약40개를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공동행동 함께 한 대동제…학생들 반응은 엇갈려

23일 오후6시 정문 앞 잔디광장에서 ‘이화인 공동행동-소원을 품은 박(소원을품은박)’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대동제 기간 중 공동행동을 한 것은 2008년 이후 3년만이다.

공동행동 자리에는 중앙운영위원회, 단대운영위원회와 동아리 ‘박하’, ‘함께만드는변화’ 등 이화인 약70명이 참석했다. 이 날 행사는 정 총학생회장의 협의회 경과보고, 학생대표 발언, 새내기 공연, 이화인 자유발언, 요구안이 담긴 박 터뜨리기 순으로 약1시간 동안 진행됐다.

정 총학생회장은 “최근에는 대동제 기간에 공동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2007~2008년에는 공동행동을 진행했다”며 “대동제는 학생들을 가장 많이 모을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공동행동을 하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축제기간에 공동행동을 진행한 것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찬반으로 엇갈렸다. 공동행동이 있었던 것조차 모르는 학생들도 상당수였다.

ㄱ(사학․10)씨는 “대동제는 원래 공동행동의 의미”라며 “사람이 모이면 목소리가 커지고, 목소리는 곧 행동을 만들어 내게 되는데 과거 대동제가 잃었던 진정한 대동의 의미를 이번 총학이 되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은(광홍․11)씨는 "축제는 우리학교 학생 뿐 아니라 다른 학교 학생들까지 놀러오는 모든 사람이 즐거워야하는 기간"이라며 "축제기간에 공동행동을 하는 것이 시선을 끌고 목적을 달성하기엔 좋지만 일부 목적을 위해 이런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축제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변주연 기자, 박준하 기자, 유은혜 기자, 김가윤 기자, 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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