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방대는 지역 활성화 위해 찬성⋯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수험생 혼란 우려

△교과부, 지방대 활성화 위해 편입학 모집 규모 줄여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4월16일 대학 일반·학사 편입학의 모집 규모를 축소하는 ‘대학 편입학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편입학 개선방안은 ▲편입학 선발 횟수 축소 ▲학사 편입학 선발 비율 축소 ▲일반 편입 여석 산정 기준 변경 등 세 가지다.

교과부는 수도권 대학과 지역권 대학을 함께 발전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이번 편입학 제도 개선방안을 시행했다. 교과부에 따르면 최근 국가의 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지방대 학생들이 편입학을 준비하는 등 지방대를 기피하는 현상이 지속돼 왔다. 더불어 편입 사교육 등의 사회적 비용 문제도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편입학 제도 개선을 통해 지역 인재가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현상을 완화하고 (적정 학생 수를 유지해) 수도권 대학의 교육 여건도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편입학 선발 횟수는 2회(전기·후기)에서 1회(전기)로 줄어든다. 그러나 ‘재외국민 및 외국인 전형’의 경우 국내와 외국의 학기제에 따른 편입 수요를 고려해 연 2회를 유지한다.

학사편입학 선발 비율은 해당 연도 입학 정원의 5% 이내가 2014년부터 2% 이내로, 학년 모집단위별 입학 정원의 10% 이내가 4% 이내로 축소된다. 단, 국가적으로 일정 인력수요를 충족해야 하는 분야인 교육대학·원격대학과 간호학의 경우 현행 모집 비율을 유지한다.

지금까지 일반 편입학 여석을 산정하는 기준은 전임교원확보율에 따라 산정됐지만 내년부터 4대 교육여건 확보율에 따라 산정될 예정이다. 4대 교육여건 확보율은 교원확보율(겸임·초빙 포함), 교사확보율, 교지확보율,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을 모두 더해 0.25를 곱한 수다. 전임교원확보율만으로는 교육여건 평가지표로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교과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일부 편입 준비생들 교과부 결정에 “당혹스러워”

편입을 준비하는 일부 학생들은 편입학 모집을 축소하는 방안이 지방대를 활성화한다는 교과부의 설명에 회의적이다. 

일반 편입을 준비하고 있는 백석대 성지훈(영어학·08)씨는 “학벌중심주의가 사회에 깊게 자리 잡고 있어 편입학 모집을 축소하는 방법으로는 지방대를 활성화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정부가 학벌주의를 뿌리 뽑을 수 없다면 지방대에 장학금 지원, 특성화된 전공 신설 등의 대안책을 세우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에 다니던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아 편입을 하려는 학생에게 편입 기회가 줄어든다는 우려도 있었다. 일반 편입을 준비하고 있는 강남대 도슬기(법학·09)씨는 “본인의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거나 타 대학의 특수학과로 편입하려는 친구들에게는 편입 제도가 정말 필요하다”며 “편입 모집을 축소하면 적성에 맞는 학과로 편입해 공부할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개선 방안이 내년부터 시행돼 수험생들이 새로운 편입학 제도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반편입을 준비하는 고려대 세종 캠퍼스 한재호(수학·08)씨는 “교과부가 갑작스럽게 편입학 모집 축소를 발표해 해서 당황스럽다”며 “현재 편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편입학 모집 축소는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권·수도권 대학 반응 엇갈려

지방의 일부 대학은 지역을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있고 학생들이 학교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등의 이유로 편입학 모집을 축소하는 방안에 긍정적이다.

우송대 김홍기 입학처장은 “지방의 우수 인재가 편입학을 통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완화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남대 김용찬 입학처장은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3학년 때 편입을 하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편입학 모집 축소 방안을 천천히 시행해야 하며, 편입 여석 산정 기준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수도권의 A대학 관계자는 “학사 편입학 모집 비율을 연차적으로 줄여 수험생의 혼란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반편입학 여석 산정 기준 중 수익용 기본 재산 확보율을 등록금 의존율로 대체해야 한다”며 “등록금 의존율이 낮은 대학은 우수한 인재가 원하는 대학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편입학을 모집하지만 의존율이 높은 대학은 여석 충원 차원에서 편입학을 진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