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뿌리와 새싹 ‘작은 채식 이야기’ 열어

 환경동아리 ‘뿌리와 새싹’과 이들을 지원하는 사무국이 ‘희망의 밥상’을 주제로 공동 주최한 ‘작은 채식 이야기(Little veggie story)’ 행사가 3일 오후5시20분 ECC 극장에서 열렸다. 뿌리와 새싹 사무국 안재하 담당자는 식사습관이 환경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알리고자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학생과 일반 시민 약50명이 참석했다.


△이현주 한약사 “채식 문화에는 소통이 필요”

 행사는 이현주 한의사의 강연으로 막을 올렸다. 이 한약사는 ‘Meat Free Monday(고기 없는 월요일)’ 한국지사 대표로 ‘몸의 소리, 지구의 마음, 그리고 채식’이라는 주제로 채식이 갖는 의미, 채식 문화에 관한 강연을 약1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 한약사는 어떻게 채식을 시작하게 됐는지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운동권 시대를 겪으며 주변 사람이 피해받는 것을 직접 목격하고 인간의 폭력성에 대해 고민하던 중 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은 그것을 조성하는 폭력적인 문화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을 찾던 중 우울증을 앓았고, 아는 선배가 채식하면 마음이 편해질 거라고 권유해 채식을 시작했어요.”

 이 한약사는 채식을 통해 내적 갈등이 빚어낸 우울증이 해결되는 것을 느꼈다. 그는 채식이 폭력성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동물을 죽이는 행위 외에도 육식 문화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게 된 이 한의사는 이후 채식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조류독감으로 살아있는 닭이 땅에 묻히고 그 땅에서 나온 피가 그대로 우리가 마시는 물로 유입되고 있어요. 사람들이 먹을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사료로 쓸 유전자 변형 곡식을 길러 땅을 오염시키기도 하죠.”

 이 한약사는 월요일마다 육식 대신 채식을 해보자는 운동 ‘고기 없는 월요일’에 주목했다.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채식에 참여할 수 있고, 육식 문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고기 없는 월요일은 비틀즈 전 멤버 폴 매카트니(James Paul McCartney)가 2009년 기후변화해결책으로써 제안해 시작된 캠페인이다.

 “‘고기 없는 월요일’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채식 문화에 관심이 없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많은 사람이 환경에 관심을 두게 되고, 현재 약30만명의 사람들이 ‘고기 없는 월요일’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어요.”

 이 한약사는 ‘채식’ 등의 주제로 사람들이 소통하고 행동하는 것 또한 하나의 문화이며, 소통을 통해 채식 문화를 정착시켜야한다고 말하며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


△푸드 마일 빙고 등 환경관련 게임 진행

 강연 뒤에는 푸드 마일(food mile) 빙고와 탄소 다이어트 레시피 만들기 게임 등이 진행됐다. 푸드 마일이란 식품이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오기까지의 이동거리(mileage)로 운송거리(km)*식품 수송량(t)을 뜻한다. 푸드 마일이 높은 식품일수록 온실가스 등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행사 참가자는 사과식초·바질 가루·새우·다시다 등 50개 식품 중 25개를 골라 푸드 마일이 낮을 것 같은 순서대로 자유롭게 빙고 칸에 적었다. 우승은 3개의 빙고를 동시에 완성한 3개의 팀이 차지했다. 푸드 마일이 가장 낮은 식품은 국산 달걀이었고
가장 높은 식품은 냉동만두였다.

 탄소 다이어트 레시피 만들기 게임은 주어진 약130개의 재료 중 8개 이상의 재료를 골라 가장 푸드 마일이 낮으면서 맛과 영양을 고려한 계획서를 제출하는 팀이 우승하는 게임이다. ‘베트남식 채식 국수’, ‘웰빙롤롤’, ‘호박은 샐러드 곁에, 항상’ 등의 요리 계획서가 우수 계획서로 뽑혀 팀원들은 유기농 화장품을 상품으로 받았다. 심사는 채식 핑거푸드(finger food, 손으로 집어 먹는 음식)를 준비한 이명순 선생, 고기 없는 월요일 강대웅 운영위원 등이 맡았다.


△채식 핑거푸드, 라이브 음악과 함께한 채식파티

 작은 채식 이야기는 이명순 선생의 채식 핑거푸드와 김도형 DJ, 정성훈 VJ의 합동 라이브 파티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이 선생이 직접 만든 당근 잼을 바른 빵, 채식 또띠아, 가지와 파프리카를 올린 바게트, 현미밥과 무말랭이로 만든 쌈밥 등 10가지 채식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라이브 파티 공연은 극장에 마련한 무대에서 채식, 정 VJ가 제작한 푸드 마일, 환경 등의 주제로 제작한 영상에 김 DJ가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즉흥적으로 믹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손보영(교육·10)씨는 “환경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좋았다”며 “학생들이 채식을 통해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푸드 다이어트 보다는 건강한 채식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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