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총학)는 ‘이화인 요구안 실현을 위한 교육 투쟁’의 하나로 4일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같은 날 진행됐던 학생총회는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4일부터 무기한 천막농성 시작…요구안 실현을 위한 교육 투쟁
 총학은 4일 오후8시 ECC 앞에서 ‘이화인 요구안 실현을 위한 교육 투쟁’으로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정나위 총학생회장은 등록금 인하 등의 요구안 실현을 위해 학교와의 협의회와 서명운동 등을 진행했으나 요구안 실현에 진전이 없어 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자주 지나가는 ECC 앞에서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가 힘든 시험 기간에도 교육 투쟁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천막농성을 하는 이유와 요구안 내용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학생들을 위한 장터, 강연회 등을 기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학교·학생 협의회는 3월23일, 3월30일, 5일 등 세 차례 진행됐다. 협의회는 차미경 학생처장과 학생처 직원이 학교 측 대표로, 총학이 학생 측 대표로 참석한 상태에서 이뤄졌다. 총학이 협의회에서 요구안 안건은 ▲3.5%보다 더 큰 폭의 등록금 인하 ▲학년별 등록금 차등책정 폐지 ▲학생 자치 공간 확보 ▲공간사용 신청제 절차 간소화 및 학교의 일방적 불허 금지 등이다. 

 총학의 ‘3.5%보다 더 큰 폭의 등록금 인하 요구’에 관해 학생처는 “2012년 등록금은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의 심의를 거쳐 이미 책정되었으므로 올해 등록금에 대한 논의 여지는 없다”며 “내년부터는 등심위에 학생위원들이 반드시 참석해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답변했다.
 학생처는 “요구안이 구체화되지 않아 요구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의견을 나누는 데만 3차례에 걸친 협의회 자리가 소요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총학의 천막농성에 대해 다양한 태도를 보였다.
 김옥진(기독·12)씨는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해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는 점에서 천막농성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ECC 앞에서 농성하면 학생, 외부인 눈에 잘 띄어 학교 측의 입장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ㄱ씨는 “올해 들어 학생회가 학생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독단적으로 일처리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천막농성 역시 학생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천막은 4일 학생총회가 끝난 직후에 천막 설치를 시작해 당일 오후9시30분에 마쳤다.
 2명 이상의 총학 구성원이 천막 안에서 교대로 생활하며 주말을 포함해 24시간 내내 천막농성을 이어간다. 천막농성은 ECC 앞에서 무기한 진행될 예정이며 천막농성 지지의사를 지닌 일반 학생도 참여할 수 있다.

 

△학생총회 417명 참석…정족수 미달로 무산돼


 학생 608명의 서명으로 발의된 학생총회는 ‘2012년 이화인 교육투쟁 요구안 및 요구안 실현을 위한 교육투쟁 결의’를 안건으로 5일 오후6시30분 대강당에서 개최됐으나 정족수 미달로 성사되지 못했다. 총회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전체 재적인원의 1/10인 약1천500명이 학생총회에 참석해야 한다. 착석이 완료된 오후6시50분 417명의 학생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 총학생회장은 총회가 무산됐음을 알리며 오후8시까지 총회를 대체한 교육투쟁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정 총학생회장은 ▲등록금 ▲학생 자치권 ▲수업권 ▲복지사안 등 크게 4개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논의를 진행했다. 요구안에는 등록금 인하, 학생 자치 공간 확보, 학점 적립제 문제 해결, 전체·단과대학별 복지사안 공동 요구 등이 포함됐다.

 이날 학생과 학생대표들은 학생총회 무산 이유로 총학생회·각 단대대표의 홍보부족, 학생의 관심 부족 등을 꼽았다.

 박도담(심리·10)씨는 “학생들을 위한 요구안을 정해놓고 학생회 차원에서 실현 방식을 합의하지 못한 총학생회에 책임을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정 총학생회장은 “학생총회 무산의 가장 큰 이유는 전학대회 부결이고 일부 단대의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학생들에게 홍보가 되지 않았다”며 “학생총회에 참석한 417명의 학생들은 활발하게 자유 발언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A단대 대표는 “총학생회는 학생총회를 여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총회에서 논의될 안건 등을 설정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의견은 3월15일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도 있었다. 당시 논의된 ‘3·29 학생총회 개최’ 안건은 자리를 비운 학생대표를 제외한 참가자 91명 중 찬성 42명으로 반수를 넘기지 못해 부결됐었다.

 영상디자인학과 정보윤 대표는 “학생총회는 등록금·학생복지 문제 등 학생들이 의결권을 갖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직접 겪고 있는 문제임에도 다수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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