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 “불참하면 벌점 부과하는 선거에 황당” … 사생회 “업무 비용 사생회비에 전적으로 의존해 강제성 불가피”

 한우리집 기숙사 사생들이 사생회장 선거에 참가하기 위해 사생회비 1만원을 납부해야 하는 투표 방식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사생회비 납부는 사생의 선택 사항이지만 기숙사는 사생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무단 외박으로 간주해 벌점을 부여하고 있다.

기숙사는 사생회장 선거가 있던 3월21일 4명의 사생을 대상으로 벌점 2점을 부과했다.

기숙사의 계획에 따르면 사생회장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은 무단 외박으로 간주해 벌점 5점을 부과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점호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해 벌점 2점을 부여했다. 사유서를 제출하고 벌점 2점을 받은 ㄱ씨는 “후보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선거에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며 “점호를 선거로 대체한 것은 선거를 강요하는 느낌이 들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숙사는 사생회장 선거 날 전체 사생을 대상으로 “사생회 선거를 점호로 대신하며 투표소에 내려올 때 반드시 사생회비를 지참해 달라”고 방송했다. 방송에 따르면 당일 점호는 사감의 확인 대신 사생회장 투표로 대체될 것이며, 학생이 사생회비를 지참하지 않아 투표를 하지 못할 경우 무단 외박 처리 돼 벌점 5점을 받아야 했다. 기숙사칙에 따르면 학생은 벌점 10점이 넘으면 퇴사해야 한다.

투표를 하러 간 학생들은 우선 사생회비 만원을 납부하고, 종이에 이름과 방 호수를 적은 후 투표용지를 받아야 했다. 이 날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의 수는 전체 사생 711명 중 63명이었다. 수중에 현금이 없던 학생은 사생회비를 추후에 납부하기로 하고 선거에 참여했다. 사생회비를 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일부러 외박을 신청한 학생들도 있다.

사생들은 사생회비를 벌점과 연관시켜 받는 것은 강제적 처사와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ㄴ씨는 “참여하지 않으면 벌점을 받아야 하는 선거에서 사생회비를 요구하니 투표용지를 돈 주고 산 듯해 기분이 불쾌했다”고 말했다. ㄷ씨는 “작년 선거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사생회비를 걷었다”며 “사생회비를 내지 않자 사생회 구성원들이 방까지 직접 찾아와 사생회비를 달라고 해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신입생 ㄹ씨는 기숙사 등록 고지서에 명시돼있는 돈을 다 납부했는데도 추가적으로 사생회비를 내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사생회는 사생회비의 사용처와 사생회비를 의무적으로 거둬야 하는 이유를 학생들에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생회 측은 연간 사생회 활동 및 행사에 드는 돈을 전적으로 사생회비에 의지해야 해 학생회비를 의무적으로 걷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작년 사생회비 사용 내역에 따르면 기숙사 열림제를 비롯해 큰 행사 때 학교에서 들어오는 지원금을 제외한 간식비·관내 게시물 제작비․가을트래킹행사비 등은 모두 사생회비로 충당됐다.

박준형 사생회장은 “사생들이 납부한 사생회비를 최대한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하고 있으니 사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미지 전 사생회장은 사생회비 사용처를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작년 사생회비를 납부했던 학생들이 기숙사를 대부분 나간 상태라 사용 내역을 공개할 필요성을 못느꼈다”며 “사생회비 사용 용도를 미리 공지하지 못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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