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를 묻고 답할 때 우리는 보통 무슨 생각을 할까? 좋아하는 음악, 연예인, 위인 등을 생각할 때 무엇부터 따지게 될까?  혹자는 순수하게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대답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 대답에 따라 자신의 일부분을 대변한다는 사실에 동의할 것이다. 선호는 단순한 선호도를 반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사람의 성장배경과 처한 상황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에서 나아가 나를 나타내는, 요샛말로 ‘스펙’이라는 항목은 우리를 어떻게 나타내는가? 자격증과 학점 등은 우리를 온전히 나타내진 못하더라도 개인의 대학생활을 평가하는 지침이 될 수 있을테다. 이 담론의 원론적인 타당성과 현실이 맞물려 세상은 ‘스펙’이라는 조건을 바탕으로 우리를 판단하고, 우리 대학생들은 그를 조금 더 나아보이게 하려 바삐 살아가려 애쓴다.

 여기서 하나의 의견을 제시한다. 여기 힙합과 클래식을 좋아하며 사변적 글들을 읽는 것을 즐기는 인문학도인 이화여대 학생이 있다. 여러분은 이 ‘조건’ 안에서 이 사람을 완벽히 파악해낼 수 있을까? 토익 800점 이상, 봉사활동경험, 공모전 수상 경력들이 그 사람에 대해 말해주는건 그 사람의 어디까지일까? 여러분은 이 ‘조건’ 안에서 이 사람을 완벽히 파악해내기란 불가능하다. 곧,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주춧돌의 역할 정도는 될 수 있겠지만 누군가를 그 사람의 ‘항목’으로 완벽히 파악했다 생각하는 섣부름은 지양하는게 좋다는 이야기다.

 사르트르는 우리 모두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주어진 것들을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좋아하는 것, 취득한 것 등으로 분류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자신은 물론 타자도 규정하려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잘못된 것은 아니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게 전부임은 분명히 아니다.

 대학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내가 무엇인지,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현재의 우리는내가 얻은, 타인이 얻은 조건들에만 매여 모든 것을 선택하고 결정하려고 드는건 아닐까? 어쩌면 내가 선택한 것이 나를 끌고 가는 것은 아닌지 항상 생각해야할 것이다. 또한 무엇인가를 선택하려 고민할 때 선택의 주체는 나임을 기억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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