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교육관 B동 지하1층 김애마홀은 IT업체의 신제품 전시회를 방불케 했다. 들어서면 벽면 가득 전시회를 소개하는 화면이 펼쳐진다. 사면 벽을 따라 놓인 컴퓨터 모니터에는 다양한 영상이 흐르고, 사람들은 이어폰을 끼고 모니터를 보거나 태블릿PC를 터치해 학습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사범대학 교육공학과 제46회 ETEC(Educational Technology Exhibition & Conference)가 8일~10일 열렸다. ETEC는 교육공학과에서 매년 개최하던 ET전시회에 작년부터 학술대회를 더해 확장된 행사다. ET전시회는 교육공학과 학생들이 직접 만든 영상물, 플래시 콘텐츠 등의 교육 자료를 선보이는 자리다. 학술대회에서는 타대 학생들과 함께 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학생들의 우수 과제물 발표도 이뤄진다.

올해 ETEC의 테마 ‘스마트 러닝’은 교육계 흐름에 따랐다. 스마트 러닝은 인터넷, 전자 장비를 교육 현장에 활용하는 학습을 말한다. 작년 10월 교과부가 발표한 ‘스마트교육 추진 전략 실행 계획’에 따르면 2015년까지 초․중․고등학교의 디지털교과서 개발 및 적용이 완료된다.

ET전시회는 ‘SMART(Self-directed, Motivated, Resource free, Adaptive, Technology embedded)’를 주제로 다섯 영역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영역별로 한 작품씩을 뽑아 소개한다.


심부름왕의 계산타파!

네 자릿수의 덧셈과 뺄셈을 배우는 플래시 게임으로 ‘Self-directed(자기주도적)’ 영역에 전시돼 있다.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이 계산 능력을 훈련할 수 있도록 했다. 주인공 ‘심부름왕’은 1단계부터 5단계까지 단계별로 심부름을 수행한다. 실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계산 문제가 나오고, 맞추면 바로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으며 두 번 연속으로 오답을 입력하면 해설이 나온다. 화면이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흥미를 끌 수 있도록 발랄한 색채와 그림체로 디자인돼 눈길을 끈다.

특명! 멍멍이 쫑이를 찾아라!
중학교 1학년 2학기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친․인척 호칭 관계를 공부하는 플래시 콘텐츠다. 가족들의 말을 듣고 없어진 강아지를 찾는 것이 플래시의 최종 목표다. 먼저 어머니는 “시아주버님을 찾으라”고 말한다. 나와 ‘어머니의 시아주버니’가 어떤 관계인지 찾는 문제다. 어머니의 시아주버니인 큰아버지를 찾아가면 큰아버지는 “매형에게 가보라”고 한다. 이종올케의 아가씨, 외삼촌의 조카며느리를 찾는 데에는 한참 걸린다. 다 배운 내용이라고 생각해서 학습 과정을 빠르게 넘기면 헷갈리기 십상이다.

Touch me, Teach you!
태블릿PC를 이용한 형태로 ‘Resource free(풍부한 정보)’에 접근성까지 더했다. 페이스북을 본딴 모의고사 문제와 해설 데이터베이스 형태다. 어플리케이션(앱)에 들어가면 1번부터 20번까지 동그랗게 숫자가 뜬다. 고3 6월 모의고사 윤리영역 문제들이다. 문제를 읽고 답을 누르면 기존의 어렵거나 생략된 해설 대신 학생들이 직접 쓴 해설이 나온다. 좋은 해설에는 ‘좋아요’ 버튼을 누를 수 있고, 더 궁금한 점이나 자기 생각을 댓글로 달 수 있다. 앱을 기획한 심성원(교공․10)씨는 “공부하다보면 해설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서로 토론하면서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의도했다”고 말했다.

손으로 말해요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로 간단하게 수화를 배울 수 있는 앱이다. 인사, 숫자, 가족 등 9개 분야에서 ‘인사’를 선택하면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같은 인사말 목록이 나온다. 수화로 알고 싶은 단어를 고르면 학생들이 직접 시연한 수화 동작이 화면에 재생된다. 수화 시 주의해야 할 에티켓에 관해서도 볼 수 있다. 수화에는 존댓말이 따로 없으므로 공손을 표하고 싶을 때에는 표정이나 태도를 이용해 나타내야 한다. 또한 청각장애인 앞에서 작은 소리로 속삭이는 행동은 예의에 어긋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밴쿠버의 모든 것
캐나다 밴쿠버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자료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든 웹페이지다. 구글 지도와 연동해 밴쿠버 항을 찾아 자세한 설명과 사진을 볼 수도 있고, 근처에 어떤 명소, 숙박시설, 음식점 등 원하는 장소가 있는지 지도에서 쉽게 볼 수도 있다. ‘대자연을 느끼는 투어’, ‘여자끼리 떠나는 투어’ 등 추천 코스도 제공한다. ‘여자끼리 떠나는 투어’를 누르면 레포츠와 쇼핑을 차례대로 즐기며 명소를 구경할 수 있는 코스가 지도에 표시된다.


한편, 학술대회는 9일 정오~오후5시까지 열렸다. 학술대회에서는 ‘교육공학’, ‘교육-학습이론’ 등 5개 강의에서 제출된 우수 과제들이 발표됐다. 박혜민(교공․10)씨 외 3명이 신입 아르바이트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스무디 퀸’을, 강유진(교공․08)씨 외 3명이 내년 ETEC를 계획하는 프로젝트 ‘ETEC 2012’를 발표했다. 본교, 건국대, 한양대 교육공학과와 서울대 교육학과 학생들이 2:2로 팀을 나눠 ‘스마트 러닝’에 대해 토론하는 형식의 발표도 진행됐다. 10일에는 졸업생 강연, 졸업생과 재학생의 만남 등이 이뤄졌다.

고해강 기자 boxer@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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