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을 기회로 삼은 전 프로농구선수 함예슬씨

“부상은 부상일 뿐이죠. 운동을 그만두게 된 것을 부상 때문이라고 탓할 수는 없어요. 부상은 오히려 기회였어요.”

13년간 해오던 농구를 무릎 부상 때문에 그만두게 된 함예슬(체육과학·11)씨. 부상에도 좌절하지 않고 공부에 도전해 재활 후 1년 만에 본교에 입학한 그를 1월17일 만났다.

촉망받는 농구선수였던 함예슬씨는 우리은행 농구팀에 입단한 지 1년도 채 안된 2008년 겨울, 일본전지훈련 중 일본 프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다. 2차례의 수술을 받느라 1년을 쉬게 된 함씨는 2010년 5월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대학에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때는 대학에 가서 이루고 싶은 꿈도 없이 뭔가에 홀린 듯 공부를 정말 하고 싶었어요. 농구선수는 대부분 프로 경력을 통해 특례로 입학할 수 있는 용인대 등을 택하지만 저는 공부해서 갈 수 있는 학교를 가고 싶었어요.”

어머니가 농구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어릴 때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농구하기를 권유받아왔다. 그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농구부에 들어가며 자연스레 공부를 멀리했다. 재작년 5월, 13년 만에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함예슬씨는 6월 모의고사를 악몽으로 떠올렸다.

“친구에게 중1 영어독해부터 과외를 받고, EBS를 보며 혼자 공부했어요. 그리고 나서 6월 모의고사를 치렀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문제를 푸는 것뿐만 아니라 시험이 끝날 때까지 집중하는 것조차 힘이 들었죠.”

하지만 그는 낮은 성적에도 좌절하지 않았고 꾸준히 공부한 결과 3등급 이상의 성적을 올려 그 해 본교에 합격했다. 지금은 스포츠 프런트(front․선수단이 경기를 잘 할 수 있도록 경기와 선수를 책임지는 구단직원)를 꿈꾸고 있다.

“농구선수시절 프로선수들의 가치가 얼마나 되길래 연봉을 많이 주는지, 어떤 광고효과가 있는 것인지 궁금했었죠. 또 농구는 단체운동인데 왜 제일 잘하는 선수에게만 관심과 연봉이 쏠리고 반면 어떤 농구선수들은 소외돼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지도 잘 이해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스포츠 마케팅을 공부해 스포츠 프런트로 일하고 싶어요.”

그는 부상을 겪고 일어난 덕분에 이전보다 더 치열하게 살게 된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다.“부상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똑같은 팀에서 매일 경기에 지는 데 익숙해졌겠죠. 연봉은 그때보다 더 받았겠지만 발전 없이 조용하게 살았을 거에요. 전에는 독하지 않고 포기도 하는 성격이었는데 지금은 더 치열하고 독해졌어요. 열람실에서 다른 과 학생들이 더 어려운 내용을 공부하는 것을 보며 ‘내가 하는 것은 공부도 아니구나.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곤 하죠.”

황미리 기자 ahead@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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