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학보 창간 58주년을 맞아 이화공동체를 대표하여 진심어린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

1954년 2월 12일, 전쟁 직후의 폐허 속에서 이대학보 창간호가 발간되었습니다. 이화가 서울의 신촌캠퍼스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던 시절, 전후의 그 척박한 환경 속에서 우리의 선배들은 이화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기 위해 신문을 만들었습니다.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이화정신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성과였습니다. 그 이후 58년 동안 이대학보는 이화 역사에 대한 생생한 기록을 남기면서 학생자치를 실현하는 대학문화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저는 총장 취임사에서 소통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화 공동체의 진정한 소통을 위하여 이대학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화의 구석구석을 발로 뛰어 찾아다니며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학보가 소통의 필수적인 통로가 됩니다. 또한 머리만이 아니라 가슴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진정한 감동을 주는 학보를 통하여 선배와 후배 사이, 재학생과 졸업생 사이, 학생과 교직원 사이의 소통이 더욱 원할해 질 것입니다.

지금의 대학은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몇 년 사이 우리 대학도 세계인의 대학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수 천 명의 젊은이들이 이화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이대학보는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여 다양한 이화인의 목소리를 전함으로써 서로 다른 문화와도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대학언론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문화 창조의 매체가 될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대학보는 문학, 뉴미디어, 언론 분야에서 학생들의 창의력을 고취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훌륭한 성과들을 내고 있습니다. 이화에는 각 분야의 탁월한 학자들과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전세계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선배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화 공동체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여 학술,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한 선도적인 내용으로 시대를 앞서나가는 창조적인 대학문화를 견인하는 중심 역할을 더욱 더 활발히 해주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대학보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지성인,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확산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대학보의 생일을 다시 한 번 축하하며 지난 58년간 이대학보를 발전시켜 온 전 현직 학보사 기자들과 주간 및 논설위원으로 수고해 주신 교수님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읽을거리가 많은 학보, 시야를 넓혀주고 마음을 열게 하는 학보, 이화인의 긍지를 고취시켜주는 학보, 그래서 월요일 아침이 기다려지게 하는, 그런 이대학보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주십시오. 이대학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김 선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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