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가 작년 10월 본교 관련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 18명을 고소했다. 이 중 11명이 검찰로 송치됐지만 나머지 7명은 소재 파악, 사실 입증 등이 확인되지 않아 입건되지 않은 상태다. 일부 피고소인이 학교에 선처를 요청해왔지만 학교 측은 검찰 조사가 끝난 후에 결정할 예정이다.

고소된 ‘악플러(악성댓글을 남기는 네티즌)’들은 본교 관련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단 혐의를 받고 있다. 작년 7월 수류탄이 발견됐다는 기사가 언론에 보도된 후 해당 기사에 ‘수류탄 안전핀이 반지인 줄 알고 가져간 X이 있을 것’과 같은 악성댓글이 달렸다.

기획처에 따르면 학교가 작년 12월15일 악플러들을 고소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식 발표한 이후 학생들이 기획처, 포털 자유게시판 등에 집단적으로 항의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 이화이언(ewhaian.com)에서 단체고소를 넣기 위한 서명 운동을 해 500명이 넘는 학생이 서명에 참가하기도 했다.

강아람(국어국문학과 전공 석사과정)씨는 “우연히 악성댓글을 읽고 이유 없이 비인격적인 욕을 들어야 하는 것이 억울했다”고 말했다.

정민겸(교육·11)씨는 “여성을 비하하고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악성댓글을 볼 때마다 기분 나쁘다”며 “그동안 이유 없이 욕을 많이 들어 왔으니 학교가 잘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몇 년 전부터 악성댓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률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고 내부적으로 토론해 왔다. 이전까지는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지만 본교 학생들의 불만과 의견을 반영해 고소를 결정했다.
오수근 기획처장은 “악의적인 비방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법적 대응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본교와 본교생에 관한 악성 댓글은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2000년 이연숙 전 한나라당 의원이 군 가산점제를 폐지하자고 주장하자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악성댓글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이외에도 ‘꼴페미(페미니스트를 비하하는 성적 발언) 집단’, ‘북어와 이대생은 3일에 한 번 패줘야 한다’ 등의 악성댓글이 끊임없이 작성됐다.

한양대, 아주대 등 일부 대학들은 허위 사실 유포, 이미지 하락 등을 방지하기 위해 근거 없는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양대는 작년 6월 지하철에서 다리를 꼬아 불편하다고 지적한 할아버지에게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퍼부은 한 남성이 한양대 재학생이라는 허위 사실이 돌아 곤욕을 치렀다. 한양대 측은 당시 보도 자료를 통해 “최초 유포자를 찾기 위해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의뢰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주대는 재학생들이 총학생회에 학교 비방 글을 신고해 작년 11월 학내 커뮤니티인 아주존닷컴에 ‘사이버 수사대’란 코너를 개설했다. 아주대 총학은 “대학 입시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아주대를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게시글을 증거로 확보하고 학교와 법적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경은 기자 kelee3@ewhain.net
유은혜 기자 yoo8277@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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