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일간지에서 이화여대 북미 동창회가 ‘모교에 1만 달러를 기부’했다는 기사를 봤다. 미국에 학교선배가 그렇게 많다는데서 놀랐고, 미국동창회가 이만큼 모금할 정도로 결집력이 강하다는 데서 또 한 번 놀랐다. 그리고 올해는 미국에서 이화인의 저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있다.

지난여름 미국 보스턴의 한 비영리 국제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인턴 시작 후, 상사에게 왜 하필 미국에 갓 온 필자를 뽑았는지 물었다. 상사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작년에 너희 학교에서 온 인턴이 있었는데, 적극적이고 일을 참 잘하더라고.” 이 말을 들은 순간, 그 익명의 이화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 동시에, ‘내가 못 하면 더 이상 우리학교 사람은 안 뽑겠군.’이란 두려움도 엄습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보스턴 한인신문에 큼지막하게 나온 이화여대 총동창회 모임공고도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보스턴 옆에 위치한 하버드대에서 계절학기를 들을 때, 우연히 알게 된 이대학부 출신의 하버드연구원도 잊을 수 없다.

필자는 보스턴에서 여름을 보내고 지금 미국의 스크랜튼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 중이다. 이곳은 대부분 백인들이 사는 외진 동네지만 놀랍게도 한인교회가 있었다. 그렇게 해서 찾아간 교회에서 예배 후 목사님께 인사를 드리는데, 목사님께서 ‘어머, 여기 반가운 이화후배가 있네’라고 하시는 것이다. 알고 보니 여성교인 대부분이 이화 선배님들이셨다.

“나는 ○○과 XX학번이야. 쟤는 △△과고 나보다 한 살 어려.” 자기소개를 마치신 선배님들은 “어떻게 09학번이 존재하지?”라며 필자를 빙 둘러서서 애정 어린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필자도 The University of Scranton에 처음으로 파견된 1호 이화인으로서, 모교에 대한 좋은 첫인상을 남겨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해외에 나가있거나, 곧 나갈 다른 이화인들도 가는 곳 마다 이화여대에 대한 ‘좋은 편견’을 남기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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