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가 5월 발표한 ‘2011년도 중소기업위상지표’에 따르면 999년~2009년 10년간 중소기업 일자리가 약346만개 창출됐다. 올해 하반기에도 채용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53.3%로 조사됐다. 본지는 중소기업을 첫 직장으로 선택해 일하고 있는 졸업생 4명에게 회사생활 경험담을 들어봤다.


△‘열린책들’의 가족 같은 회사 분위기가 매력적이라는 조예슬(산디·11년졸)씨, 김미래(국문·11년졸)

마케터 조예슬(산디·11년졸)씨는 소규모 회사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올해 4월 열린책들의 자회사인 미메시스에 입사했다. 그는 대기업에 비해 연봉과 복리후생이 적지만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소규모 회사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들은 워크샵 형태로 전 직원이 함께 해외여행 및 답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전 직원 30명이 서로 이름을 알고 있어서 회사가 집 같은 느낌이 들어요. 또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주어진 업무시간에만 맞춰서 끝내면 야근도 없죠. 입사한지 5개월이 됐지만 한 번도 야근 한 적이 없어요.”

출판되는 모든 책들을 전 직원에게 나눠주는 것도 조씨가 열린책들에 입사한 이유 중 하나다.

“일반 대기업에 들어갔으면 시간도 없고 대기업에서 전 직원들에게 책을 주기 어려워 다양한 책을 접하지 못 했을 것 같아요. 독서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으니 행복하게 일하고 있죠.”

같은 달 마케터로 입사한 김미래(국문·11년졸)씨는 신입사원들이 대기업에 비해 실질적인 업무에 빨리 노출되는 점을 중소기업의 매력으로 꼽았다.

김씨는 입사하자마자 작게는 회사 계정 트위터를 활용하는 것부터 크게는 온라인서점 MD들과 소통하거나 전자책을 제작하는 등의 업무에 투입됐다.

“회사가 작아 한 직원이 퇴사할 경우 후임이 인수인계를 빨리 해야해요. 그러다보니 신입사원들도 몇몇 대기업에서처럼 간단한 심부름을 하기 보다는 업무를 파악하는데 시간을 보내죠.”

조씨와 김씨는 중소기업에서 일하기 전에 본인이 중소기업에 잘 맞는 사람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중소기업의 소규모 기업문화에 맞는 사람도 대기업보다 낮은 연봉과 복리후생을 감수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 서류전형이 1차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면접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회의전문가라는 꿈을 실천하기 위해 중소기업 ‘인터컴’에 문 두드린 장상아(영문·11년졸)씨

장상아(영문·11년졸)씨는 올해 2월 졸업하자마자 국제회의를 기획하는 회사 ‘인터컴’에 취업해 국제회의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지도 교수님과의 진로상담 중 인터컴에서 일하던 선배를 알게 됐어요. 선배를 찾아가 이 회사가 국제회의를 어떻게 기획하는지와 회사의 성장 가능성 등을 들으면서 제 꿈을 이룰 수 있는 회사라고 확신했어요.”

장씨는 실무 경험을 통해 직업이 본인의 적성에 맞는 지를 우선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국제회의 관련 활동을 많이 해왔다. 그는 국제회의전문가 과정을 수료하고 각종 컨퍼런스나 포럼에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아르바이트 등 하며 실무를 경험했다.

장씨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의 분야가 넓어진다고 말했다. 대기업보다 적은 인원수로 기업이 운영되다보니 구성원 개인에게 부과되는 업무의 범위와 책임의 정도가 크기 때문이다. 국제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됐을 때 느끼는 보람도 크다.

“대통령, 장관처럼 좀처럼 보기 어려운 분들이 참여하는 국제회의 성공에 제가 기여했다는 사실이 뿌듯해요. 인터컴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봉이나 복리후생 측면에서 아쉬운 게 사실이지만 이 안에서 국제회의를 기획하는 일을 할 때 저는 가장 열정적으로 변해요.”

그는 이화인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직업을 알아보기 위해 본인의 꿈과 관련된 중소기업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가 국제회의전문가가 되려고 수많은 길을 알아보지 않고 대기업 취업에만 집중했더라면 인터컴을 알지 못 했을 거예요. 다양한 종목에서 활약 중인 중소기업들이 많죠. 이 종목을 알고 나에게 어떤 회사가 맞는지 알기 위해선 계속 움직여야 해요.”


△중소기업의 직업 환경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문민주(심리·11년졸)씨

문민주(심리·11년졸)씨는 올해 4월 ‘라임글로브’에 입사했다. 라임글로브는 컨설팅 전문업체로 지속가능 경영, 사회공헌 교육, 공익마케팅 등을 컨설팅한다.

그가 라임글로브를 선택한 이유는 라임글로브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 공헌) 컨설팅 전문 기업이기 때문이었다.

“대학시절 PR(Public Relations, 호의적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공부를 하며 CSR이 발전가능성이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었죠. 그래서 대기업처럼 누구나 알만한 업무를 하기보다는 남들이 도전해보지 않은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었죠.”

문씨에 따르면 중소기업 입사는 면접에서 당락이 난다. 문씨는 면접에서 주로 공익활동에 대한 경력사항이나 관심사에 질문 받았다.

“PR회사에서 했던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과 인턴경력, 사회적기업을 다뤘던 동아리 활동, 다양한 봉사 활동 경력 등을 차분하게 면접장에서 말하는 연습을 본교 면접 특강을 통해 했어요. 저의 CSR에 대한 관심사를 기업에서도 좋게 본 것 같아요.”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적은 직원 수 때문에 신입사원이라도 실무에 바로 투입되는데, 그는 이 점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신입사원 때부터 컨설팅을 요구한 그룹의 주요 임원들을 만납니다. 또 한 사람이 반복적인 일이 아닌 다양하고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하죠. 기업사정에 밝은 의뢰인들의 요구에 잘 맞춘 컨설팅을 하기 위해서는 계속 공부를 해야 하는데 이것이 저를 발전시키고 있어요.”

그는 라임글로브 같은 중소기업이 지닌 융통성을 좋게 평가했다. “소규모 회사이기 때문에 서로 배려해주지 않으면 같이 일하기 어렵죠. 공식적인 사칙은 있지만 직원의 사정에 따라 회사업무나 복지가 융통성 있게 제공되는 편이라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일하지는 않아요.”

이채린 기자 chearinle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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