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44대 총학생회(총학) 투표가 23일(수)~24일(목) 진행된다. 본지는 투표를 앞두고 학생들부터 교수, 교직원, 미화․경비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내 구성원들이 총학에게 바라는 점을 들어봤다.


최민숙 교수(독문과)
“정확한 정보에 기초한 공약 제기하길”

 선본들의 요구는 원칙적으로 모두 정당하며 실현되기를 희망하지만 어떤 공약들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본교가 금융에 ‘투기를 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또 파주캠퍼스에 토지매입비를 지불했다는 것도 금시초문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안들과 관련된 공약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두 선본의 공통 공약인 등록금 인하는 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로, 학교에서도 적립금 일부를 장학금으로 돌리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지금보다 경제적 사정이 훨씬 열악할 때 적립금 모금에 애쓴 선배들의 의지와 목적 등이 다양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생이라는 특권을 누리는 총학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권리주장에만 그치지 않고 스스로 엘리트로서의 의무를 실천하는 모범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학교가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고, 학생들도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스스로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참신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사회적 불안의 근원에 대한 고민에 동참을 호소하는 총학을 원한다. 또 강의실, 화장실의 전등과 에어컨 끄기, 공공 컴퓨터 아껴 쓰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등 교내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자고 호소했으면 한다.


민병원 교수(정외과)
“학생들의 대리인으로서 유의미한 일 추진하길”

 ‘유권자 학생들이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가 아니면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는가’, ‘외부의 보수-진보 세력관계가 학내의 성향과 어떤 연관성을 갖는가’ 그리고 ‘외부 세계와 독립적으로 총학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개인적으로 이 세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이번 총학생회 선거를 지켜보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반값등록금 등 사회적 현안들이 얼마나 큰 선거쟁점이 될 지 궁금하다. 아울러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국내 사회정치세력들 사이의 동요가 큰 편인데, 혹시 총학선거에도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될 것인지 궁금하다.

 어떤 선본이 되건, 총학은 대표성과 책무성을 갖고 일을 하는 학생들의 '대리인'이다. 대리인으로서 위임 받은 권한을 가지고 합리적이고 의미 있는 일을 추진해나가는 총학이 되길 바란다. 원칙적인 이야기지만, 공약을 지키는 일만 해도 결코 쉬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총학선거는 민주주의 정치과정을 대변하는 상징적 행사이며, 학내 사회의 정체성을 규합하는 중요한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미화노조 차근철 부분회장
“미화노조 운동에 올해처럼 노력해주길”

 현 총학이 미화노동자들의 임금인상운동을 적극적으로 도와줘 정말 고마웠다. 총학의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미화노동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미화노동자들의 목소리에 동조하는 것이 미화노조 운동의 근본적인 힘이다. 내년에 총학이 된다면 올해처럼 학생들이 미화노조를 지지해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줬으면 좋겠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현재 학생대책위원회가 진행하는 컴퓨터․한글 교실을 영어회화․한문교실․서예 교실 등으로 확대해주면 정말 고맙겠다. 또 현재 미화노조가 학교에 요구하는 ‘용역 철폐와 미화노동자 직접고용’, ‘오전반 폐지’ 등에 대해 총학이 공감해줬으면 좋겠다.



이수진(식품․09)씨
“실현가능성 있는 공약 제기하길”

 이번에 당선될 총학은 학외문제보다 학내문제에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올해 셔틀버스 노선 및 운영시간 확대, 난방문제 등 학교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일들이 많았는데 반값등록금 촛불집회 등 학외문제에 총학의 관심이 쏠려 아쉬웠다. 등록금 문제도 중요하지만 44대 총학은 현실적으로 더 필요한 학내 사안들을 추진하려고 노력하길 바란다.

 더불어, 공약자료집을 읽어보고 공과대학(공대)에 대한 공약이 더 현실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매번 제기되는 셔틀버스 관련 공약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동아리방 및 휴게실 확충’도 건물을 새로 짓지 않으면 힘들다고 생각한다. 공대 쪽에 가로등을 추가 설치하겠다는 공약은 작년에도 나왔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 실현가능성 있는 공약을 내세웠으면 좋겠다. ‘Acting이화’는 공대에 도서반납기를 설치하겠다고 했는데 이미 공대에서는 도서반납기 설치를 추진하려 한다고 알고 있다. 단대별 사정을 정확히 파악한 후 공약을 내세우고 또 어떻게 지킬지에 대해 활발히 논의했으면 좋겠다.


양혜림(무용․11)씨
“팀플 공간 확보 힘들어…공간확충 공약 지켜주길”

 두 선본이 모두 공약으로 내건 ‘공간 확충’이 꼭 실현됐으면 좋겠다. 팀프로젝트할 때 모일장소가 마땅치 않아 애를 먹은 적이 많다. 현재 ‘연극의 이해’ 수업을 듣고 있는데 연극 연습할 공간을 찾기가 힘들다. 빈 강의실을 찾아 헤매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팀플 등을 위해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44대 총학이 ‘빈 강의실 시간표 알려주기’ 등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공간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

 또 두 선본이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그동안 학생식당, 이화사랑 등에서 유세할 때만 두 선본을 만날 수 있었다. 선거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정보를 얻기 어려울 정도로 학생들은 선본에 대해 알기가 힘들다. 소통은 총학에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기 때문에 두 선본은 선전, 홍보 등 다양하게 학생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박성은(특교․10)

“현 총학은 장애학생 도우미 모집 홍보 부족, 장애학생에 관심갖는 총학 되길”

제43대 총학이 이화의 장애학생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제44대 총학은 장애 학생들의 작은 불편에도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 총학에서 장애학생도우미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해줬으면 한다.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는 대필 도우미, 시각장애 도우미 등 봉사자를 모집한다. 도우미에게 봉사 장학금 30만원을 지급하는데도 지원자가 늘 부족하다. 또, 이번 겨울에 장애학생에게 학교건물이 적합한지 조사한 결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곳곳에 보도블록이 깨져있어 위험한 경우도 많았다. 총학에서 장애학생을 위한 장애학생지원센터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성소수자 인권활동과 연대를 기대한다”

제44대 총학은 소외되기 쉬운 성정체성을 가진 학우들을 동등한 이화의 구성원으로 인지해 여러 정책에 반영하길 바란다. 제43대 총학은 변태소녀하늘을날다(변날)의 레즈비언문화제 지지자보를 게시하는 등 관심을 보여줬었다.

13일(일) ‘Acting이화’와 ‘이화인의 힘’에게 성소수자 관련 입장에 대해 문의했었다. 그 결과 두 선본 모두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문제의식과 참여의지를 보여줬다. Acting이화는 정책자료집에 성소수자 인권관련 사항을 명시했고, 이화인의 힘은 별개로 변날과 총학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44대 총학은 제시한 차별금지법 대응, 학외 성소수자 인권활동 연대, 변날 활동에 대한 협조 등의 정책을 꼭 실현할 수 있길 바란다.


조혜정(인문․11)
“정문, 대형강의 유세 외에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 모색해야”

대학생이 된 후 첫 투표여서 모든 것이 신기하다. 투표를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학교에 전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고등학교 때와 달리 투표자체가 굉장히 큰 행사인 것 같았는데 후보들이 유세하는 것에 비해 이화인의 참여나 관심이 적은 것은 의외였다. 더 많은 이화인의 참여를 위해 두 선본이 정문 유세나 대형 강의 유세 뿐 아니라 다른 방법도 강구해야 할 것 같다. 선본의 활발한 유세를 통해 특정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과 소통하는 선거가 됐으면 한다.


차두리(기독․07)

“취업 프로그램 등 고학년을 위한 정책 필요”

1, 2학년은 등록금과 동아리 문제에 대한 공약에 관심을 갖겠지만 사실 3, 4학년은 등록금이나 자치 문제가 크게 와 닿진 않는다. 당선된 후보는 3, 4학년이 관심가질 수 있는 정책을 제시했으면 한다. 예를 들어 총학에서 고학년을 위해 취업과 관련된 프로그램이나 면접 시즌에 졸업반 학생들을 고려한 보완 프로그램 등을 계획할 수 있을 것 같다. 고학년이 되니 후보자의 경력, 활동, 공약 등에 주목하게 된다. 4번의 선거를 거치는 동안 선거 운동 방법이 정문에서 리플렛을 나눠주거나, 춤을 추는 방식으로 항상 같았다. 이번에는 많은 이화인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으면 한다.


국제관 경비 조규환씨

“미화․경비 노동자와 학생과의 연대 이어나가길”

경비는 총학선거에서 투표권이 없지만 선거유세나 공약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올해 초, 43대 총학이 미화․경비 노동자들과 연대해 우리의 임금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학생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우리의 목소리가 학교까지 전달 될 수 있었다. 44대 총학에서도 미화․경비 노동자의 일을 같은 이화인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정용석 교수(기독교학과)

“선거 유세를 통해 느낀 바, 당선 후 자양분이 될 것”

44대 총학 선거는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 선거에 출마한 두 선본들 모두 진정으로 학생들이 바라는 것과 필요한 것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또한 선거 유세를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마음에 담아 당선 후에 학생들을 위해서 일하는 대표가 돼야 할 것이다. 본교 교수로서 이번 선거와 이화가 125년 동안 이어온 여성의 주체성과 자립성, 사랑과 헌신의 정신을 바탕으로 44대 총학이 1만9천 이화인들과 함께 아름다운 이화 공동체를 이뤄가기를 바란다.


총무처

“‘스쿨버스 노선 확대 개편’공약은 실현 어려워”

44대 총학선거에서 선본들이 공약으로 세운 ‘스쿨버스 노선 확대 개편’은 43대 총학에서 제기했었지만 ECC지반 문제 등으로 시행 할 수 없었다. 본교의 협소하고 경사진 도로여건과 구조물 특성으로 셔틀버스 운행이 적합하지 못하지만 총무과는 안전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으로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 총학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무조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에 노선 확대 개편을 실현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학생들이 이해했으면 한다.


재무처
“학교에 대한 이해에 바탕을 둔 공약 세워야”

44대 총학 선거 공약 일부에는 학교와 논의 된 바 없는 근거 없는 주장과 잘못된 해석이 있다. 후보들이 학교 행정과 재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 당선될 44대 총학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학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교 발전을 위해 함께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 후보들의 공약 중 ‘교내 외부업체에서 이화인의 할인 혜택’은 재무처에서도 원하는 바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생각이다.



정새미 기자 semi0809@ewhain.net
황미리 기자 ahead@ewha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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