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학습개발원, 아이패드 시범 강의 10개 선정

 교수학습개발원은 이번 학기 ‘이화 사이버페스티벌-창의적 교수법 공모전’에서 창의적인 교수법을 제안한 교수를 대상으로 아이패드 시범 강의를 시행했다. 아이패드 시범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강의는 10개다. 본지는 ‘게임이론’, ‘스마트 러닝 교수 설계’, ‘국문학개론’ 3개의 시범 강의를 직접 참관해봤다.

 “지난 시간에 공지했던 대로 이번에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한 가지 게임을 해보려고 합니다.”

 6일(목) 오전9시30분, 91명이 듣는 경제학과 영어 강의인 ‘게임이론’이 진행되고 있다.

 김성현 교수(경제학과)는 마이크를 착용한 상태로 아이패드를 손에 들고 강의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eClicker’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했다. eClicker는 실시간으로 투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학생들은 김 교수가 알려준 특정 주소에 접속해 프로젝터에 띄워진 화면과 같은 내용의 화면을 스마트 기기에 띄웠다.

 게임의 규칙은 이렇습니다. 1~5에서 하나의 숫자에 투표합니다. 투표로 나온 값들의 평균값에 2/3를 곱한 수에 가장 가까운 번호를 고른 학생들에게는 상을 주겠습니다.”

 학생들은 각자 답을 추론하더니 번호를 골랐다. 교수가 공개한 화면에는 학생들이 고른 값이 바로 띄워졌다. 이어 김 교수는 손에 아이패드를 들고 연단을 오가며 관련 이론 강의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이런 식의 실험을 수업 시간에 하려면 종이로 된 시험지를 돌려 수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아이패드를 이용한 후에는 그 과정을 생략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부족하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활용 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강의에 참여한 김하민(중문·09)씨는 “학생들이 선택한 결과를 빠르게 도출하는 것이 신기했다”며 “교수님이 강의할 때도 자유롭게 이동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SK텔레콤관 403호 4일(화) 오후2시 유현지(디지털미디어학 석사 과정)씨는 ‘스마트 패드(Smart Pad) 기반의 참여형 수업을 위한 보조도구로서의 애플리케이션 기획’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아이패드 시범 강의 중 하나인 박승호 교수(디지털미디어 학부)의 ‘스마트 러닝 교수 설계’ 수업이다.

 박 교수는 발표를 지켜보며 아이패드 이용을 도왔다. 그는 학생들에게 확대, 축소 등의 기능을 알려주며 다양하게 아이패드를 활용해볼 것을 권장했다. 이날 강의에는 세 팀의 학생들이 아이패드를 들고 각각 주제에 맞춰 발표했다.

수업에 적용된 것은 아이패드2에서만 지원되는 Air Play(고선명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 미러링, 아이패드에서 진행하는 화면이 실시간으로 TV로 출력되는 것) 기능이다. 아이패드 등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애플 TV에 원하는 화면을 선명하게 출력할 수 있다. 확대, 축소를 할 수 있고 아이패드 전용 펜을 사용해 밑줄을 칠 수도 있다.

 발표자였던 유씨는 “아이패드로 발표하니 강조하고 싶은 점, 확대하고 싶은 부분을 쉽게 나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현재 아이패드 활용 범위는 노트북이 할 수 있는 일을 무선으로 하는 정도다”며 “아이패드와 같은 스마트 기기가 교수와 학습자 간의 지식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어떻게 바꿔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화) 오후12시30분 교육관 B동 B154호 학부생이 강의를 집중해서 듣고 있다.

 “여기 보이는 작품은 이규보의 동명왕 편입니다. 앞에서부터 차례로 읽어볼까요?”

 정소연 교수(국어교육학과)는 ‘국문학개론’ 수업을 진행하며 한시에 대해 강의했다. 수업 중간에 학생들이 시의 전문을 읽는 시간이 많았다. 학생들은 교수의 아이패드를 통해 프로젝터에 띄워진 화면을 보며 시를 읽었다. 수업 중 ‘전기(傳奇)’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는 아이패드 전용 펜을 이용해 한자를 쓰면서 보여주기도 했다.

 정 교수는 “아이패드를 활용하면서 학생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호흡할 수 있어서 좋다”며 “사용 초기여서 끊김 현상이 있었지만 정식 버전이 나오면서 해결됐다”고 말했다.

 수업에서 아이패드를 이용하는 것은 한계점도 있다. 아이패드는 아직 교육에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하게 개발되지 않아 수업의 주 도구로써 이용보다는 보조 도구로 쓰였다. 끊김 현상도 자주 발생했지만 정식 iOS5가 나오면서 해결됐다.

 아이패드 시범 운영 교수들은 교육적 활용 사례를 발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다. 교수들은 준비단계, 실행단계 등을 페이스북(facebook)을 통해 공유하고 중간 회의를 하며 수업 방식을 개선하고 있다.

 교수학습개발원 이종경 원장은 “앞으로 세미나, 워크숍 등을 통해 아이패드 활용 수업의 장단점을 알리는 등의 교육을 해나갈 예정”이라며, “교수학습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롭고 창의적인 교수 방법에 대한 시범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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