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테이너 김여진씨가 말하는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 학내 농성과 반값등록금

“20대 투표율이 높아지면 대선 후보들이 20대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고, 그래야 반값등록금이 실현됩니다”

9월26일 오후5시10분~6시40분 ECC B146호에서 영화배우 김여진(독문·95년졸)씨의 강연회가 열렸다. 그는 자신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반값등록금 운동에 참여하는 방법 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로 각종 사회문제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폴리테이너(politainer·정치참여 연예인)다. 김씨는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학내 농성을 시작으로, 반값등록금 같은 사회 문제와 관련해 1인 시위를 하고 트위터에 의견을 올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JTS(Join Together Society)를 계기로 처음 트위터를 시작하게 됐다. JTS는 제3세계 구호사업을 실시하고 북한 어린이에게 영양식을 지원하는 국제구호단체다. 그는 현재 JTS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물만 마시고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있는데 사흘이 지나니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 아프고 하늘이 노랗게 보이더라고요. 그보다 더 큰 고통을 받고 있을 아이들을 위해 트위터에서 JTS를 홍보했죠.”

그는 1월 트위터를 통해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접했다. 학내에서 시위하는 청소·경비 노동자들에게 학생들이 학습권을 침해하지 말라고 항의한 일이었다. 이러한 학생들의 태도에 충격받은 그는 밥, 김치와 밑반찬을 싸들고 홍익대를 방문했다. 그는 홍익대에서 만난 총학생회장은 얼굴에 미안한 표정이 가득했다“며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노동자들에게 법적 보장을 해주지 않은 대학에 있었다”고 말했다.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그가 생각한 방법은 조선일보 신문광고였다. 조선일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일부 사람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조선일보에 광고를 내고자 하는 그의 목표는 명확했다. 그의 첫 번째 목표는 대학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인간적인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홍익대 총장이 광고를 보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후 자발적으로 4개의 시안을 보내준 광고사를 만났고, 최고의 시안을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이는 모두 트위터를 통해 이뤄졌다. 그 결과 그는 애초에 2천5백만원으로 예상했던 광고를 1천만원에 게재할 수 있었다. “1월21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광고는 많은 사람들이 청소·경비 노동자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한 증폭제였죠.”

김씨는 이어 대학등록금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김씨는 인재를 키우는 교육은 공적인 일이기 때문에 국가가 대학등록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대학가는 방법을 가르치고, 수학능력시험은 출근 시간까지 조정하는 국가적 행사”라며 “이로 미뤄볼 때 대학 입시는 분명히 공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과 나는 경제적으로 중상위층이지만 아이를 낳아 대학에 보낼 생각을 하면 벌써 등골이 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등록금 문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려면 촛불 시위보다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리 시위를 반대한다는 그는 트위터에서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반값등록금 운동을 하고 사진을 올렸던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집 베란다 화분 앞에 반값등록금 푯말을 세운 모습, 서류 폴더에 작은 글씨로 반값등록금을 적은 뒤 옆에 두고 공부하는 모습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반값등록금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트윗을 보고 힘을 얻었다고 했다. “거리시위나 촛불시위를 통해서는 대학생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어요. 새로운 방법으로 반값등록금 운동을 시작한다면 함께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한 학생은 음악대학 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운동 참여율이 저조한데, 학생들이 다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입학 당시 등록금으로 약620만원을 낸 그는 “비싼 등록금 때문에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보면 안타깝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여진씨는 락 페스티벌에서 한 사람이 특이한 춤을 추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이 춤을 따라했다는 일화를 예로 들어 답했다. 그는 “자신이 먼저 반값등록금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면 다른 사람도 따라하게 된다”며 “학생들에게는 큰 목표를 위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이 먼저 실천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참여할 예정이 있는지 묻는 학생의 질문에 김여진씨는 ‘없다’고 밝혔다. “사회 문제에 대한 발언을 하기 전보다 트위터 팔로우가 10배가 늘었고, 사회적 영향력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에 나갈 생각은 없어요. 단지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지금처럼 사회문제에 의견을 밝히는 내 나름의 정치 행위는 계속할 생각입니다.”

강연에 참석한 이자영(인문·11)씨는 “강연을 듣고 반값등록금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라는 것과 학생들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편, 강연은 계획과 다르게 진행돼 차질을 빚기도 했다.

오후5시~6시 ECC B146호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강의는 오후5시10분에 시작해 오후6시40분에 마쳤다. 200명이상 수용 가능한 교실에는 약45명의 학생만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강의가 끝나기 약3분 전, “원래 200명 이상의 학생이 와서 강연을 듣기로 했었다”며 “저조한 참여율이 여러분의 수준인데 이 상태에서 몇 만명이 함께하는 것을 꿈꾸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류 회장은 “강연 시간과 수업 시간이 겹친 학우들이 있었을 것 같다”며 “원래 9월28일이었던 강연 일정이 급하게 앞당겨져 열심히 홍보 했는데도 참여율이 저조하게 나타나 유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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