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인, 이화여대, 그리고 한국
이화인, 이화여대, 그리고 한국
  • 박정수 교수
  • 승인 2011.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정수(행정학과 교수)

 

평균적인 연령대 한국 청년들과 비교할 때 이화여대 학생들은 과연 누구이고 무슨 생각을 할까? 그리고 우리가 다니는 이화여대는 지금 어디쯤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아가서 글로벌 환경하에서 한국은 언제쯤 평화롭고 여유로운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최근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서울대 김난도교수의 책이 밀리언셀러를 기록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필자도 대학생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았다. 특히 모래시계이야기가 압권이다. 1, 2학년 같으면 인생 100세 시대를 가정할 때 이제 막 1/5을 지났을까. 그러면 활동을 하기 위해 잠자리에서 일어나기에도 아직 한참이 남은 오전 5시경, 또는 학교에 꽤 오래다닌 학생들도 아침형인간들이 기상하는 6시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결정된 것이 하나도 없어서 불안할 수는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화인으로 한 울타리 속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처음부터 이대를 목표로 해서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은 집단과 다른 하나는 차선책으로 이대를 진학해서 초기만족도가 그리 높지 못한 집단이다. 이들 집단구분과 함께 사회경제적 배경을 기준으로 그룹을 나눌 수도 있겠다. 이렇게 다들 다양한 환경으로 출발하지만 4년을 이화인으로 배우고 생활하다보면 상당히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 이화인은 능력있고 자신감이 있지만 진취적이지 못하며 도전의식이 떨어진다고 한다. 동의하는가. 미래를 내다보고 모험을 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자격증과 직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꼭 이화인만의 특성은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 이화인은 가진 것을 지키려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보람있는 무엇인가를 위해 승부를 걸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여러분이 살아갈 사회는 정형화된 과거나 현재형이기보다는 미래형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생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생력이 없는 사람은 파트너와 동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의존하게 되고 이러한 관계는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활동하게 될 사회는 복잡성이 증대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위기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에 인문학에 대한 소양이 필수적이다. 인문학은 조직의 창의성을 제공하고 미래 환경 예측을 도와준다. 따라서 시간을 내서 인문학의 가치와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노력에 부지런을 떨어보자.

이화여자대학교는 참 장점이 많은 학교다. 전통도 그렇고 문화도 그렇다. 글로벌 사회에서 여자대학의 가치를 보전하며 미래인재를 키우려는 노력을 세심하게 하고 있다. 우리의 취업률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지만 교육의 충실도는 단연 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모든 분야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교수님들의 연구역량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잠재적인 이화의 신입생들이 남녀공학을 선호하고 심지어 반수를 위해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 여기에 이화대학의 딜레마가 있다. 위기는 기회를 수반한다. 도전하는 사람에게 가능한 일이다. 이화인이 꿈을 꾸고 이를 키울 수 있도록 학교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눈을 세계로 돌리고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창조적인 블루오션을 찾아가도록 하자.

한국, 참 신기한 나라다. 중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의 사이에서, 여기다 러시아도 포함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연연히 이어온 역사가 그렇고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점도 그렇다. 세계는 한국을 칭찬하는데 우리는 자신에게 지나치게 인색하다. 성장통으로 치부하기에는 한국병이 상당히 심각한 것도 사실이다. 살아오면서 항상 겪어온 전환기는 언제쯤이면 더 이상 안들을 수 있을런지. 이 부분도 이화인의 몫이 크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리더로서 빛과 그림자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통 큰 인재로 성장하자. 이화인이여 호연지기를 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