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속 반짝반짝 빛나는 스토리를 찾자
스펙 속 반짝반짝 빛나는 스토리를 찾자
  • 한주희 사회국제부장
  • 승인 2011.0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록탑

필자의 한 지인은 4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자 취업 준비생이다.

며칠 전 그는 필자에게‘스토리’를 언급했다.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이력서에 쓸 수 있는 한 줄의 이력보다 스토리라고. 자신에게는 1분 자기소개를 채울 만큼의 인생의 스토리가 없다며 한탄했다.

그는 가장 기뻤던 순간, 슬펐던 순간을 생각해봐도 누구나 생각하고 말하곤 하는 뻔하디 뻔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당시 지인에게 국토대장정이나 무일푼 해외여행이라도 해보라 조언했다. 친한 친구에게 순전히 가볍게 조언한 것이었다.

하지만 스스로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필자에게도 나만의 스토리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5분, 10분 생각해봐도 답이 안 나왔다. 고작해야 대학에 합격한 것, 만족할만한 학점을 받은 저번 학기, 좋으나 싫으나 붙잡고 있는 학보사 활동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모두 단편적인 얘깃거리라 1분을 꽉꽉 채워서 말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들었다.

당시 필자가 있었던 곳은 학생문화관, 고개를 돌려보니 각종 공모전 모집, 동아리 신입회원 모집 포스터가 곳곳에 붙어있었다.

순간‘이제라도 새로이 무언가 해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조급한 마음이 생겨났다.
곧바로 대학생 전용 공모전 사이트에 접속해봤다. 사이트에는 공모전 외에도 홍보대사, 봉사단 등의 모집이 앞 다퉈 시작되고 있었다.

이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바로 현재 몸담고 있는 이대학보를 지원할 때다. 지원서를 이메일로 제출하던 밤에는‘학보사에 들어가면 무엇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정작 고대하던 학보사에 입성하고 나서는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일이 만성이 되어 버렸다.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 것을 기대하고 온 장소에서 어느 샌가 필자는 학보사에서 보내는 모든 시간이 이력서의 1줄로 압축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는 비단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만은 아닐 것이다. 필자는 주변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들은 실로 많은 외부활동을 한다. 하지만 짧게는 1개월, 길게는 6개월의 활동기간이 끝나 수료증을 쥐어들면 그들에게 그 모든 시간은 한 줄의 이력이 돼버린다. 가끔은 그들이 단 1줄의 이력을 위해 수십 시간을 참아낸 것처럼 느껴진다.

스펙(대학 시절 동안 자신이 확보할 수 있는 외적 조건의 총체)을 얻으려고 뛰어든 활동에서 의미를 찾기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1가지 활동에 참여하더라도 모든 시간을 충실하게 느낀다면 의미 찾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기서 필자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스펙에서 찾은 나만의 스토리다.

두 사람이 몇 개월간 같은 활동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활동이 종료되면 이 중 누군가는 1줄의 이력을 자랑할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기쁨, 감동, 실수, 시련, 극복이 온데 섞인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기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물론 전자와 후자는 같은 시간을 공유하면서 동일한 활동을 했지만 이 둘이 얻은 것은 확연하게 달라 보인다. 전자와 달리 후자는 필자의 지인이 그렇게 강조했던 자신만의 스토리가 생겼다. 이제 그에게는 1분 자기소개도 어렵지 않은 것이 됐다.

채용 시장에 스토리가 떠오르고 있는 최근의 추세에 비추어 보았을 때 기업이 원하는 인재도 후자라고 할 수 있다.   

1월25일 <한국일보>‘채용, 겉보다 속의 재발견’기사에 따르면 ㄱ투자회사는‘자기성취서’와‘추천서’만을 면접 기초 자료로 활용했다.

이 기사에서 ㄴ회사의 관계자는“신입사원 채용에선 사실 도전적인 경험을 통해서 개인적 발전을 이뤄낸 적이 있는 지를 가장 비중 있게 본다”며“단순히 수치상으로 보이는 스펙은 중요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스펙에서 탄생한 나만의 스토리는 자기소개서, 면접에서 자신을 확실하게 어필(흥미를 불러일으키거나 마음을 끎)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

이제는 1줄 이력이 아닌 스토리를 찾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