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 부문 23.7점으로 분야별 최하점 기록. 보건 부문 성평등 수준 89.3점으로 성차별 가장 적어

한국의 성평등 수준이 100점 만점에 61.2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11월 19일 발표한 ‘2010년 한국의 성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완전한 성평등 상태를 100점으로 가정할 때 작년 한국의 성평등 점수는 61.2점이었다.

2005년부터 조사된 한국 성평등 지수는 매년 1.1점씩 소폭 상승했다. 2005년 57.6점이었던 성평등 점수는 2006년 58.6점으로 상승했으며,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60.0점과 61.1점을 기록했다.

성평등 점수는 ▲가족 ▲복지 ▲보건 ▲경제활동 ▲의사결정 ▲교육·직업훈련 ▲문화·정보 ▲안전 등 8개 부문별로 점수를 매겨 환산됐다.

이 중 성차별이 가장 적은 부문은 보건 부문, 가장 큰 부문은 의사결정 부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 부문은 89.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문화·정보 부문(74.3점), 교육·직업훈련 부문(70.3점), 경제활동 부문(66.5점)은 그 뒤를 이었다.

의사결정 부문의 성평등점수는 23.7점으로 가장 낮았다. 의사결정 부문은 2005년 이후 성차별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으나 작년에 민간 기업의 관리자 부문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격히 줄어들어 다시 하락했다. 여성부 여성정책과 류기옥 과장은 “이번 조사는 한국 사회의 정치·행정·경제 등 각 분야에서 아직도 여성의 의사결정직 참여율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2008년에 비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인 것은 가족 부문이었다. 2008년 55.4점이었던 가족 부문의 성평등 점수는 작년 57.1점으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류 과장은 “지난 몇 년간 남녀 가사노동시간의 격차가 축소되고, 셋째 출생 성비가 개선되는 등 성평등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것은 문화·정보 부문이었다. 문화·정보 부문의 성평등 수준은 2007년 76.4점을 받은 이후 2년간 계속해서 하락해 작년 74.3점을 기록했다. 류 과장은 “남녀의 여가시간이 작년 들어 모두 감소했다”며 “특히 동일기간 여성의 감소폭이 더 컸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태홍 박사는 “이번 조사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을 위한 정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보여준다”며 “의사결정 부문, 안전 부문 등 남녀불평등이 심한 부문을 우선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진 기자 perfectoe1@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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