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제2외국어·전문자격증 등도 월 평균 소득과 상관관계

ㄱ(컴공·07)씨는 토익 600점 이상이 자격조건인 소프트웨어 기업 취업을 준비하던 중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 부모님의 지원으로 영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사촌언니가 인턴에 발탁된 것을 계기로 외국계 회사에 취직했기 때문이다. ㄱ씨는 집안사정이 좋지 못해 어학연수를 쉽게 생각할 수 없다. ㄱ씨는 “사촌언니는 1년 간 취업이 되지 않자 쉽게 유학을 결정하더라”며 “스펙도 노력보다 돈으로 쌓을 수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친구 사이인 ㄴ(문정·07)씨와 ㄷ씨는 높은 영어실력이 필수조건인 대학 도서관 사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ㄷ씨는 뉴욕주립대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후 영어회화 학원에서 공부 중이다. ㄴ씨도 영어회화 학원에서 실력을 쌓고 싶었지만 100만원 이상의 학원비를 마련하지 못해 수강을 포기했다. ㄴ씨는 “같은 목표를 가진 친구가 형편이 넉넉해 취업준비를 잘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와 시장조사 전문기관 이지서베이가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교 4학년생 478명을 대상으로 ‘가정 월 평균 소득과 취업준비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9%가 가정 월 평균 소득이 높아 수월하게 취업준비를 할 수 있는 ‘취업 로열층’이 존재한다고 응답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정 월 평균 소득이 높은 대학생일수록 어학연수, 취업 사교육, 희망직무 관련 전문교육 경험이 높았다.

가정 월 평균 소득이 600만원 이상이라고 답한 대학생은 25.4%가 해외 어학연수 경험이 있었다. 가정 월 평균 소득 400만원 이상~600만원 미만인 대학생은 22.9%, 200만원 이상~400만원 미만인 대학생은 16.3%가 해외연수 경험이 있었다. 가정 월 평균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대학생은 2.1%만 어학연수를 다녀왔다고 응답했다.

취업 사교육 역시 월 평균 가정 소득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제2 외국어를 교육받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대학생의 비율은 월 평균 가정 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가정에서 15.5%, 200만원 미만인 가정에서 4.2%로 약 3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전문 자격증 취득을 준비 중이라고 응답한 대학생의 비율도 월평균 가정 소득 600만원 이상인 가정에서 33.8%, 200만원 미만인 가정에서 16.7%로 2배 이상 차이 났다.

특히 ‘희망직무 관련 전문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대답한 대학생의 비율은 월 평균 가정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가정에서 7%로 가장 높았다. 월 평균 가정 소득 200만원 미만의 대학생은 4.2%만이 희망직무 관련 전문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ㄹ씨는 “부모님은 아나운서라는 내 꿈을 위해 모든 비용을 지원해준다”며 “작년 9월~11월 3달간의 아나운서 아카데미 학원비를 부모님께 지원받았고, 이번 겨울방학 때도 지원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취업·인사 포털 인크루트 홍보팀 신진숙 책임은 “집안 형편이 취업용 스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경력개발센터 강진 연구원은 “대학 안에서는 돈을 들이지 않아도 경력개발을 하는 방법이 매우 다양하다”며 “관련 동아리에서 활동을 하거나, 교내의 외국인 친구를 사귄다면 충분히 영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력개발센터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채린 기자 chearinlee@ewhain.net
이채강 기자 lck0728@ewhain.net
정서은 기자 west_silver@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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