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인문학 교실

예의범절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두고 흔히 ‘에티켓이 없는 사람’, ‘에티켓을 모르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그럼 이 에티켓이라는 말은 어떻게 생긴 말일까?

어원적으로 보면 이 단어는 ‘정하다’라는 뜻의 고대 프랑스어 에쓰띠께(estiquer)에서 나온 말이다. 이 동사에서 파생된 에쓰띠껫뜨(estiquete)는 ‘정해진 것’을 가리켰고, 에띠껫(etiquette)은 이 에쓰띠껫뜨(estiquete)에서 나왔다. 이것이 영어로 들어가 지금의 에티켓(etiquette)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무엇을 정했을까? 처음에 그것은 물건이었다. 어떤 물건이 정해지면 그것에 일종의 꼬리표를 붙여 나머지 것들과 구별하였는데, 이 때 사용한 종이, 천, 나무 조각 따위를 ‘에띠껫뜨’라 불렀던 것이다. 그러니까 이 단어가 출현한 14세기에는 주로 법률용어로 사용되었다.

프랑스어 에띠껫뜨가‘궁정의 예식’이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은 부르고뉴(Bourgogne) 궁정에서부터라고 알려져 있다.

당시 프랑스 왕 못지않은 권세를 누리면서도 왕이 되지 못한 부르고뉴 공(公) 필립 르 봉(Philippe le Bon)은 그 대신에 자신의 궁정 안에 전례 없는 엄격한 언행을 강요하였다. 그래서 궁중 사람들은 하루 동안 해야 할 일들을 일일이 적어 두어야 했다.

한편, 15세기를 전후해 유럽의 정세가 점차 안정이 되고 외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사람들은 궁정귀족이나 외국대사 등의 순위를 정할 필요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서히 발전한 에티켓은 17세기에 이르러 완전히 정비되었으나 루이 16세 때 좀 느슨해지고, 프랑스 대혁명을 겪으면서 유명무실해지기도 했다. 나뽈레옹은 이것을 부활시켜 1830년에 국내 공식의전(國內公式儀典)으로 확정하였다. 19세기 말 프랑스 사교계의‘관례’및‘예의범절’이 오늘날 전 세계 에티켓의 기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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