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관 B동은 교내에서도 신축건물에 속한다. 교육관A동에 비해 B동은 깔끔하고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강의실 사이의 방음도 잘 된다.

하지만 겉이 번지르르하다고 해서 실속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이번 학기 교육관B동에서 진행된 수업에는 컴퓨터 오작동으로 생겨난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더욱이 153호나 461호와 같이 참석인원이 많은 전공교과 시간에 주로 사용되는 교실은 학생들의 원성을 자주 산다. 각종 바이러스에 멍이든 컴퓨터가 학생들 앞에서 끙끙 앓는다.

필자가 듣는‘행성지구과학’이나‘공통과학 교재연구 및 지도법’강의에서는 설명에 반드시 필요한 PPT(PowerPoinT,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시스템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를 재생하는 데 2번 중 1번꼴로 오류가 생겨 제대로 진행된 수업을 손에 꼽는다.

새 시설을 갖춘 교육관B동이 이와 같은 실정인데, 보다 오래된 다른 건물들의 기자재 상태는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

특성상 실험수업이 있는 학과는 강의실뿐 아니라 실험실 기자재로까지 문제의 범위가 확장된다. 과학교과 실험실은 가능한 한 해당년도에 부합하는 최신설비를 갖추는 것이 좋으며 전문적이고 정기적으로 기구를 정비 및 정돈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내 실험실들은 홀대를 받고 있다. 조교 한두 명이 시간 나는 대로 돌봐주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실험 장치들의 경우 형태가 망가진 채 장기간 방치돼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고, 어떤 것은 수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실험에 이용돼 사고유발의 위험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학교는 앓고 있는 기자재들의 정비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2009년 ECC가 완공되고 최근에는 파주캠퍼스 부지 매입을 확정하는 등 이화는 넓은 범위에 걸쳐 학생들을 위한 공간 확보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이런 외부로의 진출에 앞서 기존의 시설들이 내실을 갖추고 있는지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화의 모든 부분들이 우리 이화인들의 살뜰한 내실을 닮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부디 겉만 번지르르한 이화가 아닌 학생들이 더욱 사랑할 수 있는 이화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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