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키는 1m 66cm 이다. 실제보다 더 크게 보인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요즘 세상만 같았으면 무슨 걱정이 있었겠는가? 그런데 내가 어렸을 때에는 남들보다 큰 키가 싫어 늘 구부정하게 움츠리고 다녔던 것을 기억한다. 심지어 언젠가 나이가 들면 내 키도 줄 것을 기대하면서…….

우리 몸에는 다양한 무기질이 있다. 칼슘은 그중에서 양적으로 가장 많은 무기질이다. 그뿐 아니라 칼슘은 신경자극을 전달하고, 근육과 심장을 움직이게 하고, 혈액이 응고되게 하고, 골격과 치아를 단단하게 하는 등 생명유지를 위한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우리 몸에 보유하고 있는 칼슘의 양은 보통 체중의 1~2% 정도이니, 몸무게가 60kg인 사람이라면 600~1,200g 정도의 칼슘을 가지고 있다. 체내 칼슘은 99%가 뼈에 위치하고, 혈액에는 1% 정도로 그 양이 적다. 그러나 생명유지 기능을 직접 담당하는 것은 혈액의 칼슘이다. 따라서 혈액의 칼슘 수준은 어떤 경우에도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하며,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뼈에 보관된 칼슘이다. 마치 은행에 맡긴 저축예금 같이, 뼈에 보관된 칼슘은 필요에 따라 쉽게 ‘인출’되고 ‘저축’되기 때문이다.

전 생애주기에서 칼슘이 가장 많이 저축되는 시기는 아동기와 사춘기(여자는 만 18세 이전)이다. 저축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약 90% 까지를 이 시기에 채울 수 있으니, 뼈에‘투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 할 수 있다. 이후부터 약 30세에 이르기까지는 저축 속도가 느려지지만 그래도 꾸준히 저축할 수 있는 시기이다. 그러나 30~35세를 정점으로 하여 이후부터는 어쩔 수 없는 뼈의 손실이 시작된다. 특히 여자는 폐경기에 이르면 뼈의 손실이 가속화되기 시작한다. 이것이 나이가 들면 키가 줄어들 뿐 아니라, 75세 이상 여성 중 절반이 골절을 경험하게 되는 이유이다. 휴∼ 나는 어린 시절 나이 들어 키가 줄 것을 기대하였으니, 얼마나 부질없는 생각이었던가…….

30세 이전의 젊은 여성은 골질량을 최대한 많이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많이 저축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골절 등 나이와 관련된 뼈 손실을 더욱 잘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뼈의 골질량을 결정하는 요인은 75%가 유전이고 25%가 식사 및 운동과 같은 외적요인이라 한다. 그러니 나처럼 큰 키를 타고난 사람은 골질량 확보에 유리한 장점이 있다. 몇 해 전 골밀도 검사에서‘매우 양호’의 판정을 받았으니, 이전까지는 무작정 부끄러워하던 내 외모를 이제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어깨를 쭉 펴고 다닐 작정이다. 서양인에 비해 아시아인은 최대 골질량 확보 수준이 낮은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타고난 유전이야 바꿀 수 없겠지만, 다음과 같은 전략을 <이대학보>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 칼슘, 비타민 D등을 충분히 섭취한다. 우유, 치즈,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같은 유제품은 중요한 칼슘의 급원이다. 단, 치즈 중에서 커티지 치즈는 예외인데, 대부분의 칼슘이 가공과정 중에 손실되기 때문이다. 케일 등의 녹색잎 채소, 브로콜리, 그리고 꽁치, 정어리 통조림 생선이나 뱅어포, 멸치 등도 칼슘의 좋은 급원이다. 다만 시금치에는 칼슘과 함께 옥살산이 함께 있어 흡수율이 좋지 않다. 칼슘이 강화된 식품(오렌지쥬스 등)도 좋은 급원이다.

● 칼슘의 섭취가 부족하면서 과량의 인과 카페인, 나트륨, 단백질을 섭취하면 특히 문제가 된다.
● 월경불순을 막아야 한다. 젊은 여자에게 규칙적인 월경은 뼈를 유지하는 주요 인자이기 때문이다.
● 골질량을 늘리고 유지하기 위해 체중을 실어서 하는 운동과 함께 활동적인 생활양식도 중요하다. 신체활동을 왕성하게 하여 더 많은 근육을 가지고 있을 때도 골질량을 늘릴 수 있다.
● 흡연과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골질량을 감소시킨다.
● 우유나 유제품을 좋아하지 않거나 칼슘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칼슘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먹는 것 보다는 소량씩 몇 번으로 나누어 먹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다만,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의 소견 없이 칼슘보충제를 섭취하여서는 아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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