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인문학 교실

우리의 문화적 수준이 올라가면서 많이 쓰기 시작한 단어들 중에 아틀리에란 단어가 있다. 예술계, 특히 미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 단어를 꽤 자주 사용한다. 그냥 ‘작업실’, ‘공방’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아틀리에’라고 하면 뭔가 좀 더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단어의 어원은‘나무 조각’이라는 사실이다. 프랑스어 아뜰리에(atelier)는 14세기 초 고대 프랑스어 아쓰뗄러(astelle)에서 왔고, 이 아쓰뗄러(astelle)는 후기라틴어 아스텔라(astella)에서 왔는데, 이 말은 라틴어 아스툴라(astula, 나무 조각)의 축소어였다. 어원이 ‘나무 조각’이라는 사실을 알면, 아뜰리에(atelier)가 본래는 나무를 다루는 ‘목수의 작업장’이었을 것이라는 것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서서히 공예가의 공방(工房), 화가의 화실(畵室), 사진작가의 촬영실 등을 지칭하게 되었다.

물론 공방, 화실, 촬영실은 제각기 특수한 구조를 갖는다. 회화나 조각 작업을 하는 아틀리에는 내부의 광선을 안정시키기 위해 천장을 높게 하고, 북쪽에서만 광선이 들어오도록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표현양식이 다양해진 현대미술에서는 이 원칙을 꼭 지키는 것은 아니다.

한편, 아틀리에는 개인 작가의 작업장이라는 의미로 한정되지 않고, 한 사람의 스승 밑에 많은 제자들이 모여 함께 작업하는 공방을 지칭하기도 하였고, 일반작가, 예술애호가에게 개방된 화실을 지칭하기도 하였다. 15, 16세기의 이탈리아나 북유럽에서 볼 수 있었던 조각가나 공예가의 공방은 전자의 예이고, 1825년에 개설해 들라크루아(F. Delacroix), 꾸르베(G. Courbet), 마네(E. Manet), 쎄잔(P. Cezanne) 등이 자주 드나든 빠리의 아틀리에는 후자의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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