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투어, 절 답사 등 다양한 전통 문화 체험

본지는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여름방학 중 고궁투어 가이드, 절 답사, 전주한옥 마을 체험과 다례(차를 대접하는 의식)를 경험한 교환학생 3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덕수궁, 창경궁, 서소문 투어 가이드…케서린 와이 조(Catherine Y Cho)씨 
하계대학에 참가한 교환학생 케서린(뉴욕대 미술사·3학년)씨는 방학동안 초등학생들에게 덕수궁, 창경궁, 서소문을 소개하는 고궁투어 인턴으로 활동했다. 그는 전담 문화해설사와 동행하며 아이들을 인솔하고, 우리 문화재를 영어로 설명하는 일을 맡았다. 케서린씨는 “이것 저것 물어보며 눈을 반짝이는 초등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재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며 “이번 인턴십을 계기로 동양미술, 미술사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는 아직 동양 미술과 미술사에 대한 정보나 연구가 많지 않다”며 “본국으로 돌아가 한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동양 미술사에 대해 좀 더 공부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불교 미술 통해 한국과 일본 잇겠다…오사와 신(Osawa Shin)씨
교환학생 오사와 신(아오야마 학원 동양불교미술사 전공 석사과정)씨는 경주에 1달 동안 머무르며 가까운 지역들을 답사했다. 그는 경주, 대구, 양산, 합천의 절을 찾아다니며 불상을 스케치하고 글로 묘사했다.

오사와씨는 답사를 하며 훈훈한 한국의 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한국말이 서툴던 때였어요. 혼자 전국을 돌아다니느라 지쳐 있었는데, 경주 남산에 있는 절에서 스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스님과 함께 점심을 먹고, 그 절의 역사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기도 했죠.”

그에게는 절 답사를 발판삼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본국에 돌아가서 한국 불교 미술에 대해 연구할 거에요. 동양 불교미술이라고 하면 일본, 한국, 중국 3개 국가가 주축인데, 일본과 한국 사이에는 역사적 앙금이 있어서 그런지 서로에 대한 연구가 거의 존재하지 않더라고요. 저는 그 삼각 구도에서 양국을 잇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불교 미술 연구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친선을 도모하고 싶다는 그의 당찬 행보를 기대해본다.

△전주는 한국에서의 내 고향…마이 사사키(Mai Sasaki)씨


 교환학생 마이(고베여자대 사회·4학년)씨는 7월10일(토)~11일(일) 자신의 피스버디(Peace Buddy·국제교류처 소속으로 외국에서 온 EGPP, 교환 학생을 돕는 자원봉사 단체) 박단아(광고홍보·09)씨의 고향인 전주를 찾았다.

전주에 머무는 동안 마이씨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행랑채였다. 그는 “한옥의 방문을 열었을 때, 다닥다닥 붙어있는 행랑채에서 한국의‘정’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마이씨는 한옥 마을의 공방에서 한지로 압화 부채를 만들기도 했다. 저녁에는 전주 덕진공원에서 호수 가득 핀 연꽃들을 감상했다. 그는 “큰 호수를 가득 채울 만큼 많이 핀 연꽃을 본 적이 없었다”며 “사진을 찍어 일본 가족들에게 보냈더니 다들 놀랐다”고 말했다.

이틀간의 여정에서 가장 그녀의 기억에 남았던 것은 한국의 다도였다.

“단아 아버지께서 한국의 다도를 가르쳐주셨어요. 일본에서는 첫 번째로 우려낸 차가‘이찌방(いち-ばん)’이라 해서 가장 좋은 차라고 여겨져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첫잔이 색은 좋으나, 맛과 향이 너무 강하다’는 이유로 두 번째 잔부터 마시더라고요.” 그는 황토로 만든 사발에서 토속적인 한국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낮은 한옥들과 어우러진 아담한 동산들, 양념과 고명이 많이 올라간 남도 음식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는 마이씨. “일본에 돌아가기 전 찜닭과 회를 먹으러 안동과 부산으로 맛기행을 떠날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김주량 기자 90konan@ewhain.net

사진제공: 마이 사사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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