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에 걸친 대동제가 끝났다. 몇 년 간 대동제를 지켜보면서 매번 드는 생각은 축제를 주관하는 총학생회가 다들 나름의 포부를 가지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이대 축제는 재미없다’라는 통념 아닌 통념을 깨버리고자 말이다.

올해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작년엔 없었던 영산줄다리기 같은 몇몇 행사가 추가 되었고 유명 인사들의 강연을 빼면 작년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축제가 왔음을 가장 피부로 느낄 때는 포스코관과 ECC 주변에 늘어선 먹거리 장터를 볼 때였고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길을 지나갈 때마다 동아리, 학과마다 음식들을 만들어 팔고 열띤 홍보를 하는 모습을 보며 ‘아 축제긴 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왜 축제하면 먹거리 장터밖에 생각나지 않는가’였다. 다른 행사나 공연에는 딱히 관심을 두지 않은,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으로‘판매’에 열 올리는 모습을 보며 씁쓸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어느 학과든지 동아리든지는 상관없이 죽 늘어선 부스마다 팔기위해 너도나도 큰 소리로 홍보하는 모습을 보면서 팔기위한 축제인지 아니면 축제이기에 파는 건지 잘 구분이 가지 않았다.

그날 학교 여기저기에는 ‘무엇무엇 사세요’라는 소리만이 가득 차 있었다.

먹거리 장터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말자는 얘기는 더욱 아니다. 더운 날씨에 만들어 파는 이들도, 목소리 높여 홍보하는 이들도 고생이었고, 그 고생덕분에 다양해진 간식거리를 즐기는 이들도 많았다. 열심히 만들어 팔고 같이 고생한 것은 당사자에겐 추억이고 보람일 것이다.

하지만 대동제라는 하나의 큰 축제 안에서 먹거리 외에도 하나 두 개 쯤은 많은 사람들이 찾고 즐기는 대상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연예인의 당해 연도의 1회성 공연이 아니더라도 지나가다 마주치면 ‘아 축제구나’라는 생각을 일으키는 대상이 말이다. 내년 이맘때에는 지금까지와는 좀 더 다른 모습의 대동제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