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5일(금) 오후4시30분 도봉구 창동 청소년 문화의 집. 1~6학년에 이르는 초등학생 20명이 옥상에 위치한 10평 남짓의 천문대에 들어섰다. 닫혀있던 건물 지붕이 열리자 학생들은 길이 1미터가 넘는 굴절망원경과 길이 50cm의 반사망원경 2대 뒤에 일렬로 줄을 섰다.

오후4시41분이 되자 달의 시커먼 그림자가 태양을 가리기 시작했다. 한 학생은 육안으로만 보기 아깝다며 망원경 접안렌즈에 핸드폰 카메라를 대고 사진을 찍었다.“얘들아 지금 너희가 보고 있는 것이 태양의 일부가 달에 의해서 가려지는 부분일식이야”일식에 대해 차분히 설명하는 그는 본교 천체 관측 중앙동아리 폴라리스 회장 서유형(통계·08)씨. 이것이 그의 첫 천체 관측 수업이었다. 

서씨는 동아리 경험을 살려 5달째 창동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천체 관측 교육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봉사활동은 올해 1월부터 시작됐다. 정부로부터 제공된 천문대를 6개월간 방치해뒀던 문화의 집 측이 그에게‘천체 관측 교육’을 부탁했기 때문이었다.

서씨의 첫 교육 대상은 20명의 초등학생이었다. 학생들은 처음 접하는 천체 관측 수업에 열심히 참여했다. 학생들은 천체망원경으로 30분간의 일식현상을 열심히 관찰했고, 우주의 자연현상에 감탄했다. 학생들의 호응도가 높았기 때문일까. 3월에는 교육 받는 학생이 2배 이상 늘어났다.

덕분에 서씨는 3월23일(화)~24일(수) 이틀에 걸쳐 25명씩 50명의 초등학생들에게 달 관측 교육을 실시했다. 4월에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화성과 토성 등의 행성 관측 교육이 이뤄졌다.

서씨는 관측할 천체에 대한 강의 후 실제 관측을 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그는 천문력(천체의 위치, 밝기, 출몰, 일식, 월식 따위를 적은 달력으로 천문학이나 항해에서 사용함)과 일기예보를 참고해 천체 관측에 적절한 날을 선택하고, 교육 날짜를 잡은 후 강의 자료를 만든다.

1시간의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PPT(PowerPoinT,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시스템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도와주는 소프트웨어) 20장 분량의 자료가 필요하다. 그는 주로 웹사이트에서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사진과 동영상 자료를 모은다. 폴라리스에서 친구들과 함께 찍은 천체 관측 사진도 활용한다.

수업은 기본적인 천문 지식과 함께 학생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동화 등에서 따온 소재로 구성된다. 그는“초등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려면 재미가 있어야 한다”며“달을 주제로 한 수업에서는‘토끼’,‘두꺼비’등 나라 별로 다르게 관측되는 달의 모양에 대해 설명한다”고 말했다.

서씨가 학생들 앞에서 천체 관측을 선보이는 일이 가능했던 것은 폴라리스에서 쌓은 경험 덕분이었다. 그는 경기도 양평 용문산 유원지와 강원도 원주 치악산, 강원도 철원 백마고지 등을 탐방하며 2년간 약100회에 걸쳐 망원경과 필름 카메라로 별자리와 달, 행성의 관측 방법을 익혔다.

서씨는 “폴라리스 행사의 일환으로 매년 11월 초 이틀에 걸쳐 본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개관측회도 연다”며“행사를 위해 선배들과 함께 학문관 광장과 생활관 옆 공터에 굴절 및 반사망원경 5대를 놓고  달과 목성 등을 관측하는 연습을 강행한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이 천체 관측 교육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셈이다.

그는 문화의 집과의 인연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계획이다. 서씨는“가능하면 지속적으로 폴라리스인이 문화의 집에서 천체 관측 교육활동을 이어나가길 바란다”며 “학생들을 비롯한 외부 사람들에게 달과 행성을 관측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씨는 봉사활동을 통해 동아리 내에서의 정기적인 천체 관측과 학술 세미나 활동을 할 때와는 다른 뿌듯함을 느낀다. 그는“아이들이 천체 관측을 하며 즐거워 할 때, 행복을 느낀다”며“우주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라”고 말했다.

김경은 기자 kke1206@ewhain.net
사진제공: 서유형씨, 창동 청소년 문화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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