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 드 뽀(art de peau)에서 뽀(peau)는 11세기에 라틴어 펠리스(pellis, 염소의 가죽)에서 유래한 말이다. 뽀(peau)는 원래 동물의 가죽을 지칭하였으나 점차 사람의 피부까지도 지칭하게 되었다.

아르 드 뽀(art de peau)는 ‘피부의 예술’이라는 말로, 한국의 한 회사가 만들어 낸 화장품 상표다. 1989년 첫 선을 보일 때 프랑스의 여배우 쏘피 마르쏘(S. Marceau)를 모델로 써 화제가 되었다. 그 당시 쏘피 마르쏘는 광고 촬영차 내한하여 며칠 간 한국에 머물렀다.

그리고 자기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광고 출연료를 받고 만족해하며 프랑스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히 얼마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쏘피 마르쏘로 보아서는 분명 괜찮은 부업이었을 거다.

프랑스 연예인들은 상업광고에 출연하는 일은 거의 없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알렝 들롱(Alain Delon)이 영화배우는 영화로, 가수는 음반으로 대중에게 사랑 받을 뿐 광고에 출연하여 돈을 버는 일은 정도(正道)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들의 철저한 직업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프랑스 연예인들의 이런 직업의식은 특히 돈이 되면 약 선전이든 아파트 선전이든 가리지 않고 출연하여 거액의 광고료를 챙기는 한국 연예인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특정 상품이나 부동산을 선전하면서도 입만 열면 ‘공인(公人)’이라고 자처하는 이중성은 이제 던져 버릴 때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문제는 국민 전체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광고에 나오는 연예인이 자신이 먹어보지도 않은 약을, 살아보지도 않은 아파트를 어떻게 알겠는가? 그런 줄 알면서도 그들이 나오는 광고에 혹해서 상품을 구입하는 우리들에게도 분명 문제가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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