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통섭적인 인재를 필요로 합니다. 건축을 하게 될 여러분들도 건축뿐만 아니라 생태를 비롯한 다양한 학문을 배워야 기가 막힌 건물들을 지어낼 수 있을 겁니다.”

최재천 교수(생명과학과)가 16일(화) 오후5시 신공학관 B159호에서‘21세기 사회문화와 지식의 통섭’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강연은‘2火렉처’의 첫 번째 강연이었다.
‘2火렉처’는 공과대학 건축학부가 주최한 행사로 문화예술 전반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가 3~5월, 9~11월 매월 둘째주 화요일마다 강연을 진행한다.

최 교수는 1시간30분간 생태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사회, 문화적 경향(Socio-cultural trends)’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강연에서 2020년 이후 ▲고령화(Ageing) ▲여성(Women) ▲기후변화(Climate Change)와 자원고갈(Resource Depletion) ▲혼화(Mixing, 여러 가지가 혼재하는 시대) ▲창의(Creation)와 혁신(Innovation)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한국의 빠른 고령화 속도를 걱정했다. 그는“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출산율을 자랑하던 할머니 세대에서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는 손녀딸 시대가 됐다”며“침팬지나 고래와 달리 인간은 번식 이후에도 장수하기 때문에 고령화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한국도 고령화에 대한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기후 변화 시대에 맞는 도시 인프라 구축’도 강조했다. 그는“4대강 사업에 힘을 쏟는 대신 생태학 연구에 투자하는 것이 실리적”이라며“이명박 대통령이 주창하는‘녹색성장’이‘녹색’보다‘성장’에 힘이 실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전세계 180개국 중 우리나라의 생태복지 순위는 162위인데 누가 우리의 녹색기술에 관심을 보이겠느냐”고 말했다.

최 교수는“건축비가 2배나 비싸더라도 독일의‘녹색 유리(삼림식물을 태워 만든 재를 이용해 만든 유리)’를 사용하는 등 생태복지 이미지를 제대로 구축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혼화’의 시대, 다민족국가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학문의 폭도 넓힐 것을 강조했다.
그는“강의의 주제가 통섭인 만큼 여러 분야를 함께 공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인문학과 자연과학이 융합하면 인지과학, 진화심리학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이를테면 영화‘아바타(Avartat)’의 프로그래밍(Programming) 기술만 제공하는 국가가 아니라 영화 전체를 기획할 수 있는 나라가 돼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연에 참석한 권은지(건축·09)씨는  “평소 생각하기 힘들었던 분야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며“앞으로 이어질‘2火렉처’에 계속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은 기자 kke1206@ewhain.net
사진: 안은나 기자 insatiabl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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