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도시2 영화감독 홍영숙(시청각교육학·86년졸)씨

‘한국 다큐멘터리계의 대모’로 불리는 홍형숙 감독(시청각교육·86년졸)이 7년 만에 다큐멘터리 영화‘경계도시2’로 관객들 곁에 돌아왔다.

최근 영화 개봉을 앞두고 한창 바빠진 그를 11일(목) 경계도시2 시사회가 끝난 아트선재센터(서울 종로구 소재) 옆 한 카페에서 만났다.

홍 감독은 본교 재학시절 교육용 자료를 만들기 위해 자주 접하던 8mm필름과 사진 때문에 영화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됐다. 중앙 노래패 한소리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며 사회 현상에 관심을 가졌던 것도 꿈을 키우는데 도움이 됐다.

졸업 후 진로를 결정한 홍 감독은 1987년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서울영상집단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잡았다.
다큐멘터리 영화‘경계도시2’는 홍 감독이 2002년 발표한‘경계도시1’의 후속작이다.

홍 감독은‘경계도시1’제작 이후 7년간‘경계도시2’제작에 매달렸다. 촬영기간은 1년이었지만 제작에 사용된 촬영테이프와 자료테이프는 약500개였다.
홍 감독은 경계도시1, 2를 통해 2003년 있었던‘송두율 교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송두율 교수는 세계적인 석학인 하버마스로부터 사사 받고 독일 뮌스터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재독철학자다. 1970년대 혹독했던 유신 시절,  대한민국 공안당국으로부터 반체제 인물로 분류돼 한국 입국이 금지됐던 그는 2003년‘해외 민주인사 초청 한마당’행사에 초청돼 고국 땅을 다시 밟았지만, 귀국한 지 열흘만에‘거물간첩’으로 몰려 구속됐다.

그 후 9개월 만에 송두율 교수는 무죄로 풀려났다.
홍형숙 감동은 길었던 두 작품 사이의 공백 기간을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데 사용했다.

홍 감독은“당시‘송 교수에게 사형을 선고해야한다’는 시위가 있을 만큼 사회적 시선이 따가웠다”며“내 스스로도 사건을 정확하게 보기위해‘거리두기’가 필요했다”고 7년간의 긴 시간을 설명했다.
104분 동안 상영되는 다큐멘터리 가운데 그에게 특히 기억에 남은 장면은‘송 교수가 검찰에 구속되는 장면’이었다.

그는“각 언론사 기자들이 송 교수를 송치하는 차를 포위하고 플래쉬를 터뜨리며 끝까지 놓아주지 않는 모습이 하이에나와 같았다”며“송 교수에게 대답을 강요하는 모습이 당시 한국 언론의 단면”이라고 말했다.

20년간 영화를 제작해온 그는“후배들도 자신이 정말 하고싶은 일을 진로로 선택하라”며“한 가지 일에 미칠 정도로 몰두해야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행동하는 젊은 지성인들이 이 작품을 보길 바란다”며“영화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반추하고 이로 인해 성장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9 올해의 독립영화상’등 4개 영화제에서 5개의 상을 수상한‘경계도시2’는 18일(목) ECC 내 아트하우스 모모, 압구정 CGV 등 7개 영화관에서 개봉한다.



글·사진: 김한민 기자 hanmin@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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