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전체 범죄 발생 건수 2008년 1만3천9백건, 서울시 소재 10개 대학 중 교외 순찰하는 학교 1곳

 

본교 인근 원룸(서대문구 대신동 소재)에서 자취 중인 ㄱ씨는 8일(월) 오전12시경 후문에서 이화여대부속고등학교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마침 주변에 사람 한 명, 차 한 대 보이지 않았다. 약3분 뒤, 천천히 서행하던 봉고차 1대가 급정차하고 괴한들이 달려나와 ㄱ씨를 차에 태우려했다. ㄱ씨는 괴한들과의 실랑이 끝에 가까스로 도망칠 수 있었다.

2008년 친구와 함께 이대역 근처 투룸(마포구 대흥동 소재)에서 자취 중이던 ㄴ씨는 잠을 자다가 낯선 인기척을 느꼈다. 눈을 뜨자, 무단 침입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남자는 취침 중이던 친구의 곁에 서 있었다. ㄴ씨가 몸을 세게 뒤척이자 남자는 도주했고, 그 후 ㄴ씨와 친구는 자취집을 떠나 인근 친척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ㄷ씨는 지난2월 오후8시경 자취방(마포구 아현동 소재)으로 향하는 길에서 정체 모를 남자에게 쫓기고 있었다. ㄷ씨가 속도를 높일수록 뒤에서 쫓아오는 걸음걸이도 빨라졌다. ㄷ씨가 달리기 시작하자 그를 쫓던 남자가 ㄷ씨의 어깨를 움켜잡았다. ㄷ씨는 비명을 질렀고 근처에서 운동 중이던 주민이‘누구냐’고 소리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2006년 마포구, 서대문구 일대에서 20여명의 여성을 성폭행한‘마포 연쇄 성폭행범’용의자가 붙잡혔다. 범인이 잡힌 지 4년이 지났지만, 마포구와 서대문구 일대의 안전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서대문구, 마포구 전체범죄율 증가…본교생 안전 위협

대검찰청이 발표한‘2009 범죄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6~2008년 서대문구, 마포구의 전체 범죄 발생 건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서대문구의 전체 범죄 발생 건수는 2006년 1만2천건에서 2007년 1만3천3백건으로, 2008년에는 1만3천9백건으로 늘어났다. 마포구의 범죄 발생 건수도 2006년 1만2천8백건, 2007년 1만3천1백건, 2007년 1만4천3백74건으로 점점 증가했다.

기자가 학교 주변 부동산 5곳을 조사한 결과, 본교생들이 자취 및 하숙을 많이 하는 곳은 서대문구 대신동, 대현동, 연희동, 마포구 신수동, 아현동, 연희동 일대였다.

연세대 김예원(경영·04)씨는“학교 주변 치안이 좋지 않아 밤늦게 다닐 때는 꼭 무리를 지어서 다닌다”고 말했다. 본교 인근 원룸에서 자취하는 이재희(경제·09)씨는“집 근처 골목이 어두워 가끔 밤늦게 귀가할 때에는 누군가가 뒤에서 쫓아오는 것 같아 무섭다”고 말했다.

△범죄예방교육, 캠퍼스 외 순찰 필요

본교는‘여성 치안 요원’,‘캠퍼스 지킴이’제도를 실시해 교내 치안에 주력하고 있으나 교외까지는 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자가 서울시 소재 3개 여자대학과 7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캠퍼스 외 순찰을 도는 학교는 숙명여대 1곳이었다.

숙명여대는 학교 밖 하숙집 및 원룸 주위를 밤에 순찰한다. 숙명여대 보안팀장은“밤에는 학생들이 학교 밖을 다니는 것이 위험하므로 자취집, 원룸 등지를 순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교를 비롯해 서울대, 한양대, 서강대, 한국외대 등 대학 9곳은 캠퍼스 외 순찰을 돌지 않고 있다.
총무처 김 부처장은“교외는 학교 관할이 아니기에 신촌지구대에서 순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 교직원 대상의 범죄예방교육도 주기적으로 실시되지 않고 있다.

범죄예방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대학은 1곳이었다. 교직원만 대상으로 교육하는 곳은 3곳이었고 기타 안내 혹은 성희롱에 관련 교육만을 실시하는 곳은 2곳이었다. 대학 3곳은 아무 교육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총무처 김용완 부처장은“범죄예방교육은 주기적으로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대 강용길 교수(경찰학과)는 순찰 외 범죄예방책으로‘셉테드(CPTED, 범죄에 불리한 환경 조성을 통한 범죄예방책)’, 지구대 관할 거주 주민과의 협력관계 구축, 대학생 및 교직원 대상 주기적 범죄예방교육 실시 등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지구대와 주민간의 협력관계가 높을수록 범죄 발생률이 낮아진 연구결과가 많다”며“주민과 학생들이 경찰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주변 범죄들을 적극적으로 신고하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jhk0712@ewhain.net
정이슬 기자 iseul1114@ewhain.net
최은진 기자 perfectoe1@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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