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활, 나만의 경험으로 채워보자
대학 생활, 나만의 경험으로 채워보자
  • 김경희
  • 승인 201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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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언론·06)
2학년 때 한 전공 수업에서 나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과제를 받은 적이 있다. 아무런 형식도, 분량 제한도 없었다. 어려운 과제는 아니었지만, 한 학기 내내 나에 대한 고민을 해야 했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가장 잘 하는 건 뭐고, 앞으로 무얼 하며 살고 싶은가? 대학생활은 물론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질문이다. 손자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적을 알기도 어려운데 나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늘 지는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대학 4년은 나를 탐구하기에 매우 적절한 시기다. 짜인 시간표에서 벗어나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다양한 경험을 해 볼 것을 권한다.

책 속의 진리를 추구하거나 선배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것도 좋지만, 나만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이야말로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 된다.

필자는 교내 인터넷 방송국, 교내 학생 커뮤니티 콘텐츠 기자, 서울시 청소년 방송국 기자, SBS U포터, 학보 객원기자 활동 등을 통해 기자의 꿈을 키워 왔다.

졸업을 앞둔 지금, 가끔씩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밀려 올 때마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얻은 교훈을 되새기곤 한다.

2008년 여름, 후배 2명과 함께 학내 인터넷 방송국 활동의 일환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음악가에 관한 휴먼 다큐멘터리였다. 8월부터 촬영을 시작했지만 주인공의 일정에 맞춰야 하다 보니 개강한 이후까지도 촬영이 이어졌다.

하루는 주인공이 천안에 있는 대학교에서 강의하는 모습을 찍어야 했다. 후배 2명 모두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나 역시 5개의 수업이 연달아 있었다. 아침부터 촬영을 하려면 수업을 모두 빠져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수업을 못 듣는 건 둘째 치고 동아리 활동이 정당한 결석 사유가 될 순 없었다.

결국 혼자 촬영을 가기로 했다. 주변에서는 수업까지 빠져가며 동아리 활동에 매진하는 나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그땐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후배들에겐 괜찮다고 했지만 내심 걱정이 됐다. 촬영 장비를 든 채 시각장애를 가진 주인공과 하루 종일 동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안전 문제와 장비 관리에 신경 쓰느라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촬영을 마친 나는 녹초가 되었다. 그러나 평소 칭찬에 인색했던 주인공의 한마디가 내 몸에 활력을 돋워주었다.

“덕분에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꼭 훌륭한 언론인이 될 거예요.”

촬영 기간 약 두 달, 촬영에 쓴 60분짜리 테이프만 14개. 지금 생각하면 어디서 그런 열정이 나왔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노력에 대한 보상은 생각보다 컸다. 완성한 다큐멘터리를 공모전에 출품해‘최우수’라는 성적을 거뒀다. 사실 이 결과보다 값진 것은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운지, 무엇에 열정을 쏟을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취재에 대한 열정과 취재원에 대한 애정, 나만의 경험을 통해 얻은 소중한 자산이다.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 기업 인턴 등 사실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경험의 종류는 한정되어 있다.

중요한 건 어떤 경험을 했느냐가 아니라 그 경험 속에서 무엇을 얻었느냐다.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갔다가 중국에서 일하고 싶어졌다는 친구는 2년째 그 곳에서 공부하며 경력을 쌓고 있다. 광고 회사 인턴 경험을 살려 취직한 선배는 인턴 경험이 입사 후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에겐 사소한 경험일지라도 내게 큰 영향을 주었다면 특별한 경험이라 말 할 수 있다. 남은 대학 생활 동안 나만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꿈을 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