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인문학 교실>브래지어(brassiere) : 궁여지책으로 만든 물건
<어원인문학 교실>브래지어(brassiere) : 궁여지책으로 만든 물건
  • 장한업 교수(불어불문학 전공)
  • 승인 200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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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치고 ‘브라자’를 모르는 성인이 있을까? 물론 ‘브라자’는 영어 ‘브래지어’의 일본식 발음이다. 사실 ‘브래지어’도 정확한 발음은 아니다. 정확한 영어 발음은 ‘브러지어’ 또는 ‘브래시어’다.

‘브래지어’는 20세기 초반에 불어 브라씨에르(brassiere)를 본떠 만든 말이다.브라씨에르는 13세기에 생긴 말로 본래 ‘몸에 착 달라붙는 여성용 내의’를 지칭하다가, 19세기 중반에는 고운 천으로 만든, 긴 소매가 달린 짧은 유아용 옷을 지칭하였다. 그러니까 이 브라씨에르라는 말은 오늘날 ‘브래지어’ 또는 ‘브라(bra ­브래지어의 약어로 1930년대에 생긴 말)’라고 부르는 여성 가슴용 속옷과는 별로 관계가 없던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오늘날 ‘브래지어’가 생긴 것인가? 이것을 이해하려면 한 100년 정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10년대 초반 미국의 사교계 한 여성이 새로 산 옷을 입고 연회장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새 옷을 입고 보니 가슴이 너무 훤히 비쳤다. 그녀는 궁여지책으로 손수건 두 장을 묶어 가슴을 가렸다. 그런데 뜻밖에도 파티에 모인 사람들은 그녀의 이런 기발한 착상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런 관심에 착안하여 이 여성은 1914년 미국 특허청에 디자인특허를 냈지만, 장사수완이 별로 없어서 큰돈을 벌지 못하자 얼마 후에 한 꼬흐쎄 회사에 1,500달러를 받고 그 특허를 팔아 버렸다.

한편, 한국 여성들은 1930년대에 한복 대신 양장을 입으면서 브래지어를 착용하기 시작하였다. 브라씨에르가 대중화된 것은 1950년대 우리에게 익숙한 ‘비너스’, ‘비비안’ 등의 속옷 상표가 등장하면서부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