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년부터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 정부보증학자금을 대출 받은 학생들은 여전히 대학생활 중 학자금 대출 이자를 부담해야 하고, 졸업 직후 취업여부와 관계없이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본지는 학자금대출자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그들만을 위한 재테크 방법을 알아보고자 학자금대출자 이수연(가명)씨와 함께 5일(목) 교내 신한은행 안효득 주임에게 상담을 받았다. 이씨는 4학기 동안 정부보증학자금대출을 받아왔다.

 

 

<이수연씨(가명) 경제 상황>
­정부보증학자금대출 4번(대출액 1970만원(저리1종, 올해 1학기 기준 이율 3.3%))
­매달 납부해야 하는 이자: 약 5만원
­용돈 충당: 주4회 저녁 카페 아르바이트(시급 4천400원, 한달 월급 40여만원)
­용돈 중 10만원은 부모님에게 드림
­청약통장에 2만원 꾸준히 입금
­교통비를 제외한 식비, 교재비 등 모두 본인이 부담
­시험기간에도 아르바이트를 쉬지 않음

-매달 내야 하는 학자금대출 이자가 다른 이유가 무엇인가
전체 이자액수를 월(月)이 아닌 일(日)의 수로 나눈 다음 달의 날짜를 곱해 이자를 매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월은 30일까지 있으므로 31일까지 있는 3월보다 적은 이자를 낸다. 2월은 28일까지 있어 일수가 더 적으므로 다른 달보다 이자가 적다.
 
-이자를 한번이라도 연체하면 신용에 불이익을 받는가
일주일 이내로 한번 정도 연체하는 것은 크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학생의 과실로 그 이상 연체할 경우 불이익이 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 등의 신용평가회사에서 학생들의 사정을 감안해 유추가 가능한 이유가 있을 경우, 정기적으로 연체이력을 삭제해주기도 한다. 예컨대 적금을 들어둔 학생이 통장에 돈이 입금돼 있던 것으로 착각해 대출이자가 빠져나갈 잔고를 채우지 않은 경우 이자납부가 연체될 수 있다. 이 경우 일주일 내 다시 입금하면 이자가 자동으로 이체되면서 신용도 회복된다.

학자금대출 이자를 2번 연체한 경우 원금과 함께 쌓인 이자를 한꺼번에 내라는 알림이 올 수 있다. 학자금대출 약정에 따른 조치이므로 당황하지 말자. 일주일 내 밀린 이자를 모두 갚으면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
 
-학자금대출 이자와 원금의 상환방법으로 ‘원금균등분할상환’과 ‘원리금균등분할상환’이 있다. 두 방법의 차이가 무엇인가
원리금균등분할상환은 대출 원금과 이자의 총액을 합친 다음 상환기간의 월수로 균일하게 나눠 매달 같은 금액을 갚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앞으로 상환해야 할 액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원금균등분할상환은 원금을 상환기간의 월수로 나눈 후, 남은 대출금액에 대해 이자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원금이 매달 일정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이자액 또한 점점 줄어든다. 결국 납부하는 이자의 총액은 원리금균등분할상보다 적다.
 
-졸업 후 바로 대출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취업이 안 될 경우는 어떻게 하나
기존의 정부보증학자금대출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원리금상환유예제도가 시행 중이다. 이 제도는 정부보증학자금대출자 중 대졸 미취업자들이 1년 간 상환을 미룰 수 있도록 유예해준다. 올해 유예신청은 12월31일(목)까지 학자금포털사이트(studentloan.go.kr)에서 할 수 있다.
 
-학자금대출 한도가 4천만원으로 정해져 있는데, 8학기 등록금을 납부하기에 부족한 액수다. 대출 한도를 늘릴 수는 없나
늘릴 수 없다.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약관이 대출 한도를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자금대출액 한도는 대학, 대학원, 전문대학원 여부에 따라 다르다.

-학자금대출을 받았지만 재테크로 돈을 모으는 것이 좋은가
재테크의 원칙은 ‘본인이 다룰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다. 우선 대출한 원금을 갚아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이고, 여가생활에 지출할 정도로 여유가 생길 때 재테크를 하는 것이 좋다.
재테크는 시간배분과 분산투자로 해야 한다. 재테크의 목적을 분명히 두고 투자기간을 몇 년으로 할지 정해야 할 것이다.

1년 정도 목돈 모으기를 생각한다면 안정적인 적금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3년 정도 투자가 가능하다면 적립식 펀드를 추천한다. 펀드나 적금에 가입한 후에도 여유 자금이 생긴다면 청약통장 가입과 취업 후 소득공제를 위한 연금저축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재테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은행원과 상담을 통해 더 알아볼 수 있다.

-청약통장에 매달 2만원씩 입금하고 있다. 하지만 빚을 빨리 갚기 위해 청약 대신 한달에 5만원 정도를 저축하거나 펀드에 투자해 돈을 모으고 싶기도 하다
청약통장은 지금 해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청약통장은 가입한 지 1개월 이상 1년 미만이면 이자율이 2.5% 정도 된다. 이는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치다.  청약통장을 이용해 어느 정도 저축 후 해지하고 학자금을 갚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청약통장은 주목적이 향후 내 집 마련에 있고, 청약 가점제도에 따르면 청약 통장 가입기간이 긴 사람이 최종 추첨 시 유리하다.

부채를 갚을 목적이라면 적립식 펀드보다는 적금을 추천한다. 현재 적립식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최고 금리 3.5%정도인 적금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높다. 그러나 적립식 펀드는 원금손실의 위험이 따른다. 즉 부채를 갚는데 쓰일 자산을 펀드로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채를 매년 일정하게 줄여나가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달성하려면 안정적인 적금상품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연씨의 경우는 펀드 투자는 취업 후 일정 급여가 생길 때 3년 이상 투자할 재테크 목적으로 시작하자.

수연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출금의 이자를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까지 줄이는 것이다. 재테크는 그 후의 일이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은행원의 상담을 받도록 하자. 더 정확한 정보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박현주 기자 quikson@ewhain.net
사진: 안은나 기자 insatiabl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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