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크레인(Peter Crane) 경이 10월27일(화) 오후3시30분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연사로 참여해 강좌에서 ‘꽃의 기원(The Origin of Flowers)’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번 강연은 제12회 이화학술원 강좌이다.

식물과 식물화석 비교연구의 대가인 크레인 경은 현화식물(꽃이 피는 식물)에 관한 연구로 2004년 기사작위를 수여받았다.

날 강좌는 ‘지독한(Abominable) 미스터리는 풀렸는가’, ‘꽃은 무엇인가’, ‘고대의 꽃은 어떻게 생겼는가’, ‘꽃은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한 순서로 진행됐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식물은 11개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피자식물(속씨식물)은 35만 종으로 구성돼, 나머지 육상식물들을 합친 수보다 그 수가 훨씬 많다.
그는 “피자식물은 1억3천년 전부터 현존해 온 식물 중 가장 나중에 등장하지만, 가장 많은 종을 축적한 식물 그룹”이라며 “진화는 긴 시간동안 천천히 진행된다는 생각을 가진 다윈에게는 피자식물의 진화가 매우 충격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짧은 시간에 비해 빠르게 진화한 피자식물의 미스터리는 동물분자계통분류학의 발전을 통해 풀렸다.
크레인 경은 “꽃의 외관만 보고 판단해서는 연관성을 찾을 수 없어 분류가 어려웠다”며 “동물분자계통분류학을 통해 현화식물을 분자수준 즉, 유전물질, 유전자의 서열을 비교를 해 다양한 분류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피자식물은 외떡잎 식물, 쌍떡잎 식물, 진정쌍떡잎 식물(목련류가 아닌 쌍떡잎식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는 또 “현대의 분자계통분류학을 이용해 알아본 피자식물은 다윈의 초기 연구와 달리 장기적으로, 점진적인 패턴을 따라 등장한다”며 “이 패턴은 현대의 분자수준의 이해와 맥락을 같이 하므로 지독한 미스터리가 풀렸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목(생물분류단위의 하나)의 꽃에도 다양한 형태의 종이 존재한다. 하나의 종에서도 다른 종류의 수술이나 화분, 암술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크레인 경은 “꽃은 시작과 끝이 불분명해 꽃을 정확하게 정의하기란 힘들다”고 말했다.
피자식물의 꽃은 수술, 심피(꽃의 암술을 만드는 구성요소), 밑씨, 화분 등으로 구성돼있다. 꽃의 기원을 파악할 때는 꽃의 구성요소 각각이 어디에서 유래됐는지 알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꽃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설이 존재하지만 아직 뚜렷한 답이 없다.

크레인 경은 “분자학적으로 혹은 형태학적으로 꽃의 기원을 보면 각각의 화석 자료가 불완전해서 결과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며 “과학이 발전하면서 식물의 분류가 정확히 밝혀졌듯이 꽃의 기원도 분자생물학, 고고학의 발전으로 많은 의문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좌 끝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장이권 교수(생명과학과)는 “고대의 꽃이 현재보다 아주 작은데, 현재의 꽃이 커진 이유가 어떤 적자 생존의 법칙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크레인 경은 “우리가 연구하는 꽃 화석이 대부분 조각으로 발견되거나 압축됐기 때문에 자료들이 너무 작았을 수도 있다”며 “현재의 꽃이 고대의 꽃보다 큰 것은 작은 꽃들이 모여 큰 꽃을 이루었을 수도 있고, 유전물질의 양이 증가한 것도 한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강좌에 참석한 최보윤(분생·08)씨는 “막연했던 꽃의 진화과정에 대한 다양한 학설을 알 수 있어 좋았다”며 고 말했다.

정이슬 기자 iseul1114@ewhain.net
사진제공:홍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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