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금 더 저렴하게 강의를 듣기 위해 ID를 공유하게 됐어요.” CPA를 준비하고 있는 ㄱ(경영·07)씨는 본교 학생과 CPA 인터넷 강의를 같이 듣는다. ㄱ씨는 본교 커뮤니티 이화이언(ewhaian.com) 스터디룸에서 강의 공유자를 찾아 8만원을 내야 들을 수 있는 강의를  4만원에 수강할 수 있었다.

#2 법학적성시험(LEET)을 준비하고 있는 ㄴ(환경·05)씨는  24만원을 내야하는 인터넷 강의  ID를 공유해 다섯명이 함께 듣는다. 돈은 각자 5만원씩 부담한다. ㄴ씨는 “LEET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강의의 질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돈을 전부 내기 아까웠다”고 말했다.

#3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ㄷ(행정·05)씨도 ID를 공유해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 ㄷ씨는 동시접속이 이뤄질 경우 학원 측에 적발될 수 있기 때문에 공유자끼리 서로 다른 시간대에 강의를 듣는다. ㄷ씨는 “강의를 하나만 듣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강료를 혼자 납부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인터넷 강의를 통해 국가고시와 전문대학원 입학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인터넷 강의 ID를 공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ID공유는 동일한 ID로 두 명 이상이 강의를 듣거나 최초 수강자가 강의를 수강하고 기간이 남은 강의 ID를 다른 사람에게 되파는 행위를 통해 이뤄진다.

△커뮤니티를 통해 ID공유

이화이언의 스터디룸과 이화고시촌 게시판에는 ‘oo강의 양도 원합니다’, ‘oo강의 같이 들어요’등 인터넷강의 ID를 공유할 사람을 찾는다는 글이 1일(화)~10일(목)까지 18건 게재됐다. 고시, 전문대학원 수험생들이 교류하는 다음(daum.net), 네이버(naver.com) 커뮤니티에는 이러한 공유가 더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동강공유’같은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있다. 10일(목) 하루 동안 CPA 수험생들에게 유명한 ㄹ커뮤니티에 게재된 ID 공유글은 70건이 넘었다. 

학생들은 수강비용이 만만치 않아 공유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화이언에 인터넷 강의 ID 공유 글을 게재한 ㅁ씨는 “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MEET) 준비를 위한 인터넷 강의는 한 과목만 해도 30만원 정도가 든다”며 “총 4과목의 강의비를 혼자 부담하기는 너무 벅찼다”고 말했다. 또 ㅁ씨는 “ID를 공유하면 공유자들끼리 스터디도 할 수 있어 학생들이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ID공유의 저작권법 위반 여부 논란

이그잼, 에듀스파, 카스파 등 인터넷 강의를 제공하는 고시학원 6개사는 2005년 4월부터 ‘e-learning 협의회’를 구성해 불법공유에 공동 대응하고 있으며, 반복적으로 불법 콘텐츠를 공유, 유통시키는 수강생에 대해 형사고소 절차를 밟거나 법무법인을 통해 피해금액을 배상토록 하고 있다.

이그잼의 경우 동영상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디 공유 및 부정녹화 등을 감시하고 있으며, 8월 콘텐츠 부정사용자 단속현황을 통해 1천여명의 주의요망 회원을 선정해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이그잼 마케팅 전략본부 김성미 차장은 “전담 모니터 요원들이 컴퓨터 접속시간이나 패턴을 분석해 IP를 추적한 뒤 명단을 게시하고, 이를 반복해서 위반할 경우 ID 사용 중지와 회원탈퇴 및 법적조치까지 마련했다”고 말했다.

동영상 ID 공유가 불법인지는 논란거리다. 저작권자의 입장에서는 권리 침해를 주장하고 있으며 이용자들은 불법행위일 수 있다는 인식은 있으나 공유는 계속 하겠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ㄴ씨는 “불법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다 하니까 죄책감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진아 교수(법학)는 “동영상강의가 저작권 보호요건을 갖춘다면 저작물로 저작권법상의 보호를 받게 된다”며 “ID 공유가 저작권침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나뉘지만, 저작권자와 이용자는 계약을 체결해 ID를 부여받고 콘텐츠를 이용하게 되므로 동영상강의이용을 위한 계약조항에서 ID공유를 금지한다면 계약위반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미향 기자 kies0701@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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