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어중문학과(중문과) 원어연극회 제19회 연극 ‘두 황녀’가 14일(월)부터 3일간 생활관 소극장에서 열렸다. 이 연극은 미우치 스즈에 작가의 만화 ‘유리가면­두 왕녀 이야기’를 각색한 것으로, 두 황녀의 비극을 재현했다. 대사는 모두 중국어였다.

무대는 황실의 위엄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금색의 천으로 꾸며졌다. 무대 중앙에는 붉은색 의자 두 개가 놓여 있다. 

막이 오르자 조명이 눈물을 흘리며 한탄하는 여인을 비춘다. 황후는 근위병들에게 끌려가 형장의 이슬이 됐고, 황후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무대를 메운다. 극은 황실 내 암투에 의한 황후의 죽음으로 시작됐다. 객석의 관객들은 초반부터 긴장하기 시작했다.  

황후의 딸인 황녀 린아 역시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 이후, 핏줄을 부정당한 채 8년간의 감옥살이를 했다. 린아는 자신의 것이었던 제1황녀의 자리가 이복동생인 희아의 것이라는 것에 분노한다. “난 이 황국의 황녀야. 때가 오면 난 여기서 나가 내 야망을 실현하게 될 거야!” 린아의 목소리가 사뭇 잔인하다.

얼마 후, 황국은 적국인 인국과 혼인으로 화평을 맺고자 자신이 8년간 감옥에 가두었던 딸 린아를 황제에게 시집보낸다. 인질과 다름없지만, 린아는 그만의 영특함으로 인국을 장악해 황국을 점령한다.
린아는 자신의 아버지인 황국의 황제를 독살하고, 소미랑을 사형에 처한다. 이어 자신의 자리를 빼앗은 황녀 희아를 감옥에 가둔다. “어머니께 무고한 죄를 씌웠던 그 작자들을 제 손으로 직접 처단했습니다. 난 마침내 이 나라를 얻었어요. 황국, 이제는 나의 나라.” 

그러나 린아는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어 인생이 감옥에 갇힌 듯하다. 자신이 그랬듯, 누가 자신의 등에 칼을 꽂을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누구도 믿을 수 없어. 내 주변은 온통 적들뿐이야.” 그녀는 쓰러지듯 주저앉는다.

린아는 감옥에서 증오만을 키웠다. 반대로 감옥에 갇힌 황녀 희아는 웃음을 잃지 않는다. 린아는 패배감에 젖어 희아를 놓아준다. 여황제의 삶은 감옥에서의 삶과 다르지 않다. “나는 어둠 속에서 살아가겠다! 피투성이가 되어도 살아가겠다!” 린아의 슬픈 목소리가 소극장에 울려 퍼지며 무대는 막을 내린다.

이번 연극에는 본교 중문과 학생 13명이 참여했다. 작품 선정부터 무대, 음악, 연출 모두 부원들의 손을 거쳤다. 대본 번역은 원어민이 도움을 주기도 했다. 연극에 참여한 12명은 배역 캐스팅이 확정된 이후, 무대 동선과 발성, 복식호흡 등을 두 달간 연습했다.

중문과 원어연극회 류근주 학회장은 “여름방학 시작과 동시에 대본 연습을 시작했다”며 “배역이 정해진 이후에는 개인연습과 단체연습을 병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주인공 린아로 열연한 한세라(인문·09)씨는 “연습이 힘들었지만, 연극을 끝내니 뿌듯하다”며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연극 준비에 바친 석 달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극을 보러온 중앙대 이가영(신문방송·09)씨는 “중국연극을 처음 접해 새롭게 느껴졌다”며 “주연배우가 객석에서 등장하는 등 무대활용과 조명활용도 좋았다”고 말했다.

권진영(인문·09)씨는 “비극적인 결말이 슬펐다”며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 더욱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주희 기자 hjh230@ewhain.net
사진: 안은나 기자 insatiabl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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