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저널리스트 정은진씨의 저서들.
포토저널리스트 정은진씨의 특강이 18일(월) 오후12시30분∼1시45분 최선열 교수(언론정보학 전공)의 ‘언론사회학’ 수업시간에 열렸다. 정씨는 ‘스토리텔링’기법으로 아프가니스탄 산모 사망과 콩고 여성 성폭력 현실을 보여줬다. 그가 사용한 ‘스토리텔링’기법은  여러 장의 사진을 하나의 스토리처럼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법이다.

부르카로 온 몸을 감싼 여성들의 사진이 스크린에 띄워진다. 그는 첫 번째 사진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학교에 가기 위해 부르카로 몸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씨는 “이곳에서는 여학생들이 학교에 가면 남학생들에게 돌을 맞는다”며 “배움이 불가능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아프가니스탄은 산모 사망률이 세계 2위”라며 한 여인이 아이를 출산하다가 사망해 시신이 고향으로 운반되는 과정과 장례식을 담아낸 사진을 보여줬다. 그는 “의료시설이 열악해 아이를 낳으러 먼 곳에 있는 병원에 가다가 사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인권문제는 절대 핑크빛일 수 없다”며 “제3세계에의 비극은 보기 불편하더라도 지속적으로 보도해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불편한 진실은 그가 아프리카 콩고의 성폭력 문제를 다룬 ‘콩고의 눈물’ 포토스토리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는 “전쟁 중인 콩고에서는 매년 1만3천247건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다”며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콩고의 성폭력은 남성들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해 전쟁 상대의 사기를 떨어뜨리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씨는 “성폭력 피해자들은 기저귀를 착용한 채 살아가야 하는 후유증인 ‘피스큘라’에 시달린다”며 열여덟살 소녀의 사진을 보여줬다.

정씨가 제3세계 여성들의 모습을 담아내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취재를 거절당하는 경우가 열 번 중 여덟 번 정도다. 하지만 정씨는 끈질기게 그들과 함께 생활했고 결국 사진을 찍었다. 그는 “취재원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그들과 같이 살았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분만실과 콩고 성폭력 피해자의 쉼터는 그의 집이나 다름없었다.

“한 장의 사진을 골라내기 위해서는 수만 장의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정씨가 고른 사진들에는 유린된 인권으로 신음하는 제3세계의 여성의 삶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그의 자그마한 몸집에서 뿜어 나오는 열정도 사진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정씨는 “이런 현실은 우리 민족의 과거”라며“제3세계의 여성들의 현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김아영 기자 momonay@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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