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팀플철, 무임승차 경보
돌아온 팀플철, 무임승차 경보
  • 김아영 기자
  • 승인 200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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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플 선호하는 교수들, “한계 있지만 장점이 더 커”

중간고사가 끝난 이화인들은 ‘팀프로젝트(팀플) 철’을 맞았다. 팀플에 참여해 본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무임승차자(Free rider)’ 때문에 애를 먹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무임승차자는 일을 하지 않으면서 팀플 결과에 대해 다른 구성원과 같은 평가를 받으려고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은어다.

ㄱ씨는 2007학년도 2학기 경영학원론 수업에서 팀플을 하며 고생했던 일을 잊을 수 없다. 팀원 한 명과 발표 전날 연락이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ㄱ씨는 밤새 PPT와 보고서를 혼자 작성해야만했다. 그는 “영문도 모른 채 발표 전날 연락이 끊겨 당황스러웠다”며 “참여하지 않은 사람도 동일한 점수를 받아서 억울했다”고 하소연했다.

ㄴ씨는 2008학년도 2학기에 교양수업 팀플에서 무임승차자를 만났다. 그는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에 다른 팀원들이 아무도 참석하지 않아 혼자 자료를 찾았다”며 “다른 팀원의 부탁으로 발표용 PPT까지 만들었다”고 말했다. 무임승차로 팀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표 결과는 좋지 않았다.

본교 교수들은 팀플의 한계에 공감하면서도 타인에 대한 이해, 합리적 의견 조율 방법 습득 등 긍정적인 측면 때문에 팀플과제를 선호하는 편이다.
김애령 교수(이화인문과학원)는 “팀플 참여도의 차이, 무임승차 문제 등은 점수와 관련해 민감한 부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교수가 개입해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팀을 꾸려가는 과정에서 의견의 조율, 역할의 분배, 갈등의 해결, 개인들 간의 불만을 극복하여 ‘팀’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 등도 프로젝트 안에 포함된다”며 “팀플을 수행하는 과정 전체가 ‘훈련’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이성은 교수(초등교육학 전공)는 24년 간 한 번도 빠짐없이 팀플을 평가에 반영했다. 이 교수는 무임승차 현상에 대해 “활성화 된 개미집단에서 무임승차한 개미를 제거했더니, 조직이 붕괴됐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며 “이처럼 무임승차자가 과제 수행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더라도 분위기 조성 등 보이지 않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을 균등하게 나누는 것은 각 팀원에게 똑같은 양의 과제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에 맞게 배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어 “결과적으로 팀플에서 점수 차이는 거의 나지 않는다”며 “팀플을 제외한 평가에서 개인 능력 차가 나타나 변별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사회심리학’ 수업의 경우 팀원 모두 발표자가 돼 무임승차 현상이 일어날 수가 없다. 황정은 교수(심리학 전공)는 이러한 방법으로 팀플의 무임승차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황 교수는 팀플로 수강생을 평가하는 이유에 대해 “비록 무임승차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만 같은 주제에 대한 팀원의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의사소통법을 배우는 등 팀플의 긍정적인 면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그는 “과도한 경쟁사회가 돼가면서 친구의 소중함을 잊게 되는데, 팀플의 가장 중요한 점은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교수(국어국문학 전공)의 ‘한국현대시와 삶 읽기’ 수업 팀플은 발표를 끝낸 후 팀원들 각자 사이버캠퍼스 게시판에 ‘발표후기’를 작성하는 일로 마무리 된다. 열심히 참여하지 않은 학생 중 대부분은 ‘발표후기’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고백한다. 이 교수는 “이 과정은 다른 팀원들과 다시 이야기를 나누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본교는 타 학교에 비해 팀플이 많은 편”이라며 “팀플의 긍정적인 측면이 이러한 학풍을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면서 이화 속 개인주의를 극복하고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도 팀플의 긍정적 효과에 동의한다. 김미선(국문·05)씨는 직접 연극을 시연하는 ‘연극의 이해’ 수업 팀플에서 팀원들과 함께 밤을 새워가며 연습한 추억이 있다. 또 ‘사회학의 이해’ 수업에서 만난 팀원과 친해져 생일도 챙겨주고 편지도 주고 받았다. 이선아(언정·07)씨는 팀플에서 만난 팀원들과 수업 스터디를 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팀플은 잦은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팀플은 해당과목에 대한 열정을 키울 수 있고 스터디 같은 방법으로 팀원들과 관계를 유지해나갈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momonay@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