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업 교수의 어원 인문학 교실

‘노트르담’이나 ‘마담’은 우리에게 모두 익숙한 단어들이다. ‘노트르담’ 하면 바로 ‘꼽추’, ‘꼽추’ 하면 바로 ‘노트르담’이라고 할 정도고, ‘마담’ 역시 ‘술집 여주인’ 정도로 널리 알려진 단어다. 한 가지 잘 모르는 사실이 있다면 그것은 이 단어들이 동일한 단어 ‘담(dame)’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이다. 이 두 단어 모두 프랑스에서는 존귀한 의미로 쓰이지만 굳이 격을 따지자면 ‘노트르담’이 ‘마담’보다 한 수 위다. ‘노트르담’은 ‘성모’를 지칭하고, ‘마담’은 ‘부인’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노트르담은 소유형용사 노트르(notre)와 명사 담(dame)을 연결해 만든 합성어다. 어원으로 보면, 담(dame)은 라틴어 도미나(집의 안주인)에서 나왔는데, 11세기 후반에는 ‘귀족부인’을 지칭하는 말이었다가, 17세기에는 ‘어떤 조건으로 결혼한 여자’를 지칭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불어 마담(madame) 역시 12세기에는 ‘귀족부인’을 지칭하는 말이었다가 17세기에는 예의상의 호칭이 되었다.

어쨌든 노트르담(notre-dame)은 글자 그대로 ‘우리들의 귀부인’, 성모 마리아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고, 성모 마리아를 숭배하기 위해 지은 많은 성당이 ‘노트르담’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노트르담 성당은 빠리의 씨떼(Cite)섬에 있는 성당으로, 18세기 프랑스 혁명 당시 성난 군중은 노트르담 성당을 왕권의 상징으로 여겨 이 성당을 심하게 파손했다. 1845년에 프랑스 건축가 비올레 르 뒤끄(Viollet le Duc)의 지휘 아래 복원하기 시작하여 오늘날에 이른다. 오른쪽 출입구의 성모자, 왼쪽 출입구의 성모대관, 중앙 출입구의 최후의 심판, 북쪽의 붉은 입구 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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