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커리어 클럽’ 동아리 활동으로 극복한다
취업난, ‘커리어 클럽’ 동아리 활동으로 극복한다
  • 조정희 기자
  • 승인 2009.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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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공부하며 공모전, 자격증에 도전… 이화 안 취업동아리들

누군가는 ‘대학생 시절, 동아리 활동을 하며 젊음을 즐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경제 불황과 청년 구직난이 동아리 활동에 제동을 걸고 있다. 학생들은 ‘동아리활동을 하느니 영어 공부에 시간을 더 투자하는게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멈칫하게 된다. 이 가운데 취업에 도움되는 경력과 동아리에서 얻는 정(情),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똑똑한’ 동아리들이 있다.

“이루다’라는 동아리 이름처럼 또 한 번 무엇인가 만들어낼 수 있었던 기회였죠.”
문화기획 동아리 ‘이루다’는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영어뮤지컬을 기획해 ‘제3회 희망키우미 프로젝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들이 기획한 ‘이야기 나라 영어 뮤지컬 교실’은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영어교육프로그램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루다는 5일(목), 6일(금) 양일 간 학생문화관 소극장에 뮤지컬 갈라쇼를 올리기도 했다. 이는 모두가 열정적으로 참여한 끝에 얻은 결실이다. 배우 선발 오디션부터 공연의 막바지 준비까지 이루다의 손길이 닿았다. 회장 윤송이(사회·08)씨는 “이루다는 생활 전반을 뜻하는 ‘문화’를 포괄한다”며 “올해는 강연회 기획에 무게를 두고, 공모전 참여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케팅 동아리 ‘E.M.O.C(이목)’은 공모전에 강하다. E.M.O.C의 핵심 활동인 경쟁PT(Presentation)는 실제로 공모전에 참가하듯 치열하게 진행된다. 공모전마다 3명씩 두 팀을 구성해 매주 작품을 만든다. 각 팀은 15분 씩 PT를 한 후, 30분 간 서로를 평가하고, 개선할 점을 지적한다. 2주에 한  번은 실제 사용되는 마케팅 전략을 조사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진다. E.M.O.C의 부원들은 방학동안 한 가지 이상의 공모전에 참가한다.

E.M.O.C 부원들은 실전에 가까운 연습을 통해 공모전에서 쾌거를 거뒀다. 2008년에는 ‘대학생 PR전략 컨테스트 1위 입상’, ‘제 14회 소니코리아 컨테스트 우수상’, ‘크라운 베이커리 마케팅 공모전 입상’ 등 다양한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E.M.O.C은 부원들에게 동아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 회장 정윤아(사회·06)씨는 “마케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동아리답게 열정이 넘친다”며 “친목도모 등 단순한 목표를 뛰어넘어, 다함께 성장하는 동아리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탄탄한 스터디 체계로 금융자격증 취득에 도움을 주는 동아리도 있다. ‘Investo(인베스토)’는 금융권 취업을 위해 공부한다. 부원들은 매주 한 번 모여 90여분 간 경영, 경제 분야의 화젯거리에 대해 생각을 나눈다. 부원 14명이 각자 1~2개 정도 기사를 정리해 발표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기사에 대해 토론한다. 이들은 수업에서 배운 이론들도 함께 정리하며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어 간다.

회장 임유리(경제·07)씨는 “선배들이 내용을 쉽게 설명해줘, 모르는 이론도 이해하기 수월했다”고 말했다. 스터디를 통해 학생들의 실력도 자랐다.  박은주(경영·06)씨는 작년 2학기 현대증권이 주최한 ‘여대생 모의투자’에서 4등에 입상하기도 했다. Investo 창립멤버인 최유리(경영·09년 졸)씨는 졸업과 동시에 은행 취업에 성공했다. 그는 Investo 활동으로 경제에 눈을 떴다. 증투사 자격증을 취득했던 것도 입사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회장 임유리씨는 Investo의 장점으로 ‘친근함’을 내세웠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입사시험을 앞 둔 1기와 함께 공부하기도 했다. 현재는 5기까지 활동하고 있다. “위계서열이 있을 법도 하지만 막내까지도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는 분위기”라는 게 임씨의 설명이다. 

금융권 진출을 위한 모임 ‘E-Fi(이파이)’도 증투사, 선물거래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스터디에 주력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E-Fi 스터디는 지각, 결석을 해도 별다른 제재가 없다. 그러나 스터디를 통해 FRM(F
inancial Risk Manager;국제재무위험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2명이나 된다. ‘참여는 자유롭게 하되, 스터디의 질을 높여 ‘빠지면 손해’인 스터디를 만들자’는 이파이의 모토가 성공적인 스터디의 비결이다.  

E-Fi는 획일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큰 주제에 대해 일주일에 한 번씩 스터디를 연다. 최근에는 ‘구제 금융’에 대해 다뤘다. 구제 금융의 정의를 조사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오는 등 각자 능력에 맞춰 공부를 해왔다.

회장 송희영(경영·05)씨는 “금융자격증은 개인의 관심의 깊이와 능력을 객관화 할 수 있는 지표일 뿐, 자격증 획득이 동아리의 목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심도있게 공부하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 노하우들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덧붙였다.        

Hub-HR(허브에이치알)은 활발한 멘토링으로 인사(HR)분야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과 기업의 연결 축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동안 매월 1회씩 STX, LG, 이언그룹 등 국내 유수기업에서 멘토를 초청했다. 멘토링은 세미나실에 둘러앉아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뤄진다.

회장 김시원(국문·05)씨는 “HR분야의 최신 트렌드, 실질적인 채용선발기준을 자세히 전해들을 수 있어서 좋다”며 “무엇보다도 실전에 계신 분들과의 인맥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공동부회장 강윤미(교공·05)씨는 기억에 남는 멘토로 STX중공업 인사부 최재현 대리를 꼽았다. 김씨는 “취업 후에도 자신의 직업진로(Career Path)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며 “스스로의 비전(Vision)을 명확히 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들 동아리는 모두 경력개발센터 ‘커리어클럽’으로 활동하고 있다. 커리어클럽은 경력개발센터가 후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연간 활동비 40~60만원을 지원하며, 멘토선배와 연결을 돕는다. 일대일 진로상담과 함께 취업 및 인턴 지원시 서류, 면접 클리닉도 제공하고 있다.

경력개발센터 장신혜 연구원은 “커리어클럽에 소속된 동아리들은 단순히 자격증, 모의 면접에만 치중한 기존 취업스터디와 다르다”며 “저학년 때부터 진로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