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스터디 부터 출석 확인 스터디까지… 본교, 스터디의 메카로 자리잡다

‘스터디(취업, 어학 등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공부하는 모임)’가 대학강의실의 신풍속으로 자리매김했다.
수업이 끝난 저녁시간, ECC 2층 세미나실은 ‘스터디’를 위해 모인 학생들로 북적인다. 16일(월)~21일(토) 일주일 간, 스터디팀이 예약한 ECC 세미나실만도 44개다.

19일(목) 오후7시 ECC B273호, 입사 면접을 대비하는 스터디가 한창 진행 중이다.
“좀 전에 옆에 사람이 뭐라고 했는지 간략하게 말해주세요.” 면접관 역할의 팀원이 허를 찌르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면접자인 성균관대 조원상씨는 당황한 기색 없이 답변했다. 2달 간의 모의면접으로 쌓은 노련함이 묻어나왔다. 

“답변이 너무 길어. 핵심만 짧게 대답해.”, “책상 쳐다보지 마. 멍해 보여.” 면접자 한명 한명에게는 답변 내용뿐만 아니라 억양, 태도 등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돌아갔다. “나 중간 중간에 웃었어? 지난번에 표정 안 좋다고 해서 오늘은 좀 웃었는데.” 스스로에 대한 꼼꼼한 체크도 잊지 않는다.

실제 면접 전에는 옷차림새에 대한 체크도 할 계획이다. 이날도 팀원의 머리스타일과 안경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스터디 팀장 연세대 한정희씨는 “모의면접을 통해 실제면접에서의 긴장감을 덜 수 있다”며 “예상 질문에 대한 준비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8일(수) 오후 6시. ECC B269호에서는 또 다른 취업스터디가 진행되고 있다. 인하대 김건일씨는 “같은 처지에 있는 팀원들끼리 정보공유와 격려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스터디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른 아침 ECC B3층 1번 게이트 쪽 휴게실에는 삼삼오오 모여 스터디를 하는 이화인들이 눈에 띈다.
구지혜(행정·06)씨는 29일(일) 토익시험을 앞두고 주중 오전9시 영어단어 시험을 보는 스터디를 하고 있다.  16일(월)부터 시작한 이 모임은 3월 토익에서 고득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수업시간이 다들 달라 아침에 ECC에 모여 간단하게 단어시험을 본다”고  말했다.  

“예스터데이, 아이 헤드 디 인터뷰 (Yesterday, I had the interview) …” 한 쪽에서는 영어대화가 한창이다.  월~목요일 오전8시부터 한 시간 가량 진행되는 이 영어 회화 스터디는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한 담소로 시작된다. 물론 한국말 사용은 금지다. 워밍업을 끝내고 각자 준비해온 영문기사에 대한 설명과 팀원들 간의 토론이 이어진다.    

“Enough is enough. ‘그 정도면 됐어’란 뜻이야.” 스터디가 끝나 갈 무렵 김소연(국제사무·06)씨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을 소개했다. 구어적 표현은 스터디에서 부수적으로 얻는 짭짤한 수입이다. 김씨는 “영어회화는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터디는 영어에 대한 감을 잃지 않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도서관 도착시간을 체크하는 생활스터디도 있다. 12일(금) 오전8시 중앙도서관 1층 노트북실 앞, 김성희(법학·05)씨는 출석 확인을 받는다. 출첵 스터디, 안일해지기 쉬운 도서관 생활을 제어하는 규율이다. 

팀원 8명의 이름과 출결사항이 빼곡하게 적힌 출석부도 있다. 이날 출결 상황은 5명 출석, 1명 지각, 2명 결석이다. 지각은 500원, 결석은 벌금 천 원을 내야한다. 팀원들은 누적된 벌금을 보며 자극도 받고, 서로의 조언자가 돼주기도 한다. 이번 달 출석확인을 맡은 송원경(생명과학·06년 졸)씨는 “혼자 도서관에 다닐 때보다 ‘오늘은 쉬고 싶다’는 유혹에서 벗어나기 쉽다”며 “책임감 때문에 꼬박꼬박 도서관에 오게 된다”고 말한다. 

강애란 기자 rkddofks@ewhain.net    
사진: 고민성 기자 minsgo@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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