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우체국 발령이란 소식을 듣고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전통과 지성의 요람인 이화여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전보다 나아야 할 텐데’ 하는 간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우체국에서는 우편물을 매일 옮기는 것이 중요한 업무입니다. 급한 우편물은 일찍 마감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오후 2시, 6시에 우편물을 마감할 때는 어려운 문제가 발생합니다. 생활환경관에 엘리베이터가 있긴 하지만 지하실까지 연결된 것은 아니어서 무거운 짐을 옮기려면 경사로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이 가끔 발생합니다. 앞에서 제가 끌면 뒤에서 우편 차량 기사님이 미는 힘겨루기가 시작됩니다. 하루에 많으면 우편물을 세 번 이상 지하1층에서 지상1층으로 나릅니다.

한번은 허리를 삐끗하여 크게 다칠 뻔했습니다. 통증이 며칠 있었지만 다행히 괜찮아 졌습니다. 하지만 힘을 쓰는 데는 한계가 있어 생활환경관에서 경비 하시는 분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힘이 들어 도움을 청할 때 짜증 한 번 안 내시고 밝은 미소로 성큼성큼 다가와 도와주신 생활환경관 경비하시는 손승환, 최정근 선생님을 칭찬합니다. 적당한 휴게실이 없어 점심시간에도 잠시 휴식을 취하도록 배려해 주신 따뜻한 마음에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작은 배려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른 학교나 기관에는 자유게시판이나 칭찬코너가 있어 다방면의 목소리를 접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그런 곳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자유게시판이나 칭찬코너를 만들어 보다 많은 여론의 공간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더구나 경기도 좋지 않고 삭막해져가는 요즘에 하늘의 단비처럼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는 문화가 자리잡는 이화여대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더욱 앞서가는 이대학보, 이화여자대학교가 되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이화여대 우체국 장기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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