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교사들과 수험생들이 우리 학교 입시 전형과 이미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들은 정시 모집 때 수능 점수 백분위를 반영하는 것이 우수학생의 지원율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수험생들은 우리 학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지원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백분위 사용하는 입시전형이 학생들 이대 지원할 때 불리하게 작용한다”

고등학교 3학년 교사들은 정시 모집에서 표준점수 대신 백분위를 반영하는 우리 학교 입시 전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ㄱ여고에서 수년간 입시지도를 해온 고등학교 3학년 담임 김장호 교사는 “이화여대는 입시전형에서 다른 학교와 달리 수능 점수 백분위를 반영하기 때문에 우수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 차이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백분위를 반영하는 대학은 서울 소재 주요 9개 대학(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중 우리 학교뿐이다. 나머지 대학은 모두 표준점수를 반영한다. 김 교사는 “수능시험 과목 중 수리영역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표준점수에서 큰 차이가 나고 있다”며 “백분위로 환산할 경우 수리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도 변별력이 없는 반면, 표준점수로 환산할 경우 차이가 뚜렷이 나타나기 때문에 우수한 학생들은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고3 입시지도를 해온 안양 ㄴ고의 정종희 교사는 “수학을 잘하는 우수한 학생들은 이화여대보다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성균관대나 한양대에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이화여대 입학생 점수를 표준점수로 환산하면 성균관대 입학생보다 점수가 낮을 것 이라고 본다”며 “이는 이화여대의 입학성적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채기준 입학처장은 “우리 학교는 지난 수년간 백분위를 사용해왔다”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전반적으로 수리영역 점수가 낮기 때문에 표준점수보다 백분위를 반영하는 것이 여학생들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ㄱ여고 인문계 고3 학생 상위 45명의 수능 점수를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반영 비율로 환산해 순위를 매겨보면 각 학생의 대학별 순위는 거의 일치한다. 그러나 우리 학교 환산 점수로 순위를 매기면 석차가 달라진다.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에 지원할 경우 전교 등수가 15~16등이지만, 우리 학교에 지원하면 등수가 28등으로 떨어지는 학생도 있다. 표준 점수가 높은 학생이 입시 전형으로 인해 오히려 불리해져 우리 학교에 지원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김 교사는 “지원자가 적다는 것은 성적이 골고루 분포돼 있지 않다는 의미”라며 “이럴 경우 최초합격자와 최종합격자의 점수 차가 많이 나 배치표의 위치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화여대도 반영점수를 백분위에서 표준점수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가야 우수한 신입생 유치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험생, “학교 인식 안 좋아 지원 망설여진다”

수험생들은 우리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우리 학교에 지원하기를 꺼려했다. 이들은 ‘여대’라는 제한점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ㄱ여고 졸업생 조민주씨는 올해 정시 모집에서 건국대, 경희대, 성균관대 등 남녀공학 대학에만 지원했다. 경영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조씨는 “아무래도 이화여대에 진학하면 남자 선후배도 못 사귀고 남자들과 경쟁하지 못하기 때문에 앞으로 사회 진출에 불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 인성여고 출신 ㄷ씨는 올해 우리 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와 경희대 언론정보학과에 동시 합격했지만, 경희대를 선택했다. 연출가가 꿈인 ㄷ씨는 “언론 관련 일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데 여대에 가면 인맥이 좁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합격생 역시 그러한 인식 때문에 걱정이 많다. 올해 수시 2학기 모집에서 우리 학교 사회과학부와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에 지원한 재수생 ㄹ씨는 우리 학교에만 합격했다. ㄹ씨는 “이화여대에 합격한 것은 물론 기쁘지만, 만약 둘 다 붙었다면 성균관대를 택했을 것”이라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그는 “이화여대 학생들은 개인주의가 심하고 명품을 밝힌다는 이야기를 들어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올해 수시 2학기로 우리 학교 사회과학부에 합격한 ㄱ여고 졸업생 ㅁ씨도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ㅁ씨는 “인터넷 상에서 이화여대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 처음 합격했을 때 마음이 좋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김윤옥 여사가 내조의 리더십으로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봤을 때 ‘시집 잘 간다’는 이대의 이미지와 겹쳐져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ㄴ여고 정 교사는 “요즘 학생들이 여대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업 지원을 받는 대학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송현지 기자 yoyyos@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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