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이를 오래 돌리는 사람이 이겨요. 5분 동안 연습하세요!”
언어교육원 1층 로비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김지혜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선생님이 팽이와 채를 한 손에 들고 팽이 치는 방법을 설명하기 시작하자 외국인 학생들의 각양각색 눈동자가 빛났다. 선생님이 채로 팽이를 치자 여기저기서 학생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일본 유학생 마토노 노리코(38)씨는 “일본에도 팽이가 있는데 돌리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언어교육원이 한국 문화 수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외국인 설날 대잔치’가 1월23일(금) 오전10시 이화삼성교육문화관 1층, 2층, 8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전통 민속놀이인 팽이치기, 투호 던지기, 제기차기, 윷놀이, 엿치기와 한국전통혼례복 체험이 준비됐다. 학생들의 물건을 저렴한 가격으로 파는 벼룩시장도 열렸다. 이 날 행사에는 언어교육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35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학생들의 국적은 스리랑카, 일본, 중국, 프랑스 등으로 다양했다.

로비 1층에서는 투호던지기 대회가 열렸다. 학생들은 편을 갈라 투호 통에 투호를 던졌다. ‘우리 팀 이겨라!’ ‘화이팅!’ 시합이 시작되자 학생들의 응원소리가 로비에 울려 퍼졌다. 한 팀에서 투호 3개를 연속으로 넣자 같은 팀원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투호 통에 투호를 넣은 중국 유학생 문새정(26)씨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힘을 많이 주면 안된다”라고 귀뜸했다.

다른 한 쪽에서는 제기차기가 진행됐다. 학생들은 제기를 차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프랑스인 마룡 스네즈(한국학·09)씨는 “프랑스는 새해에 축구를 하는데 제기차기보다 축구가 더 쉽다”고 말했다.

한국 민속 놀이를 즐긴 후 점심으로 떡국을 먹은 외국인 학생들은 둘씩 짝을 지어 엿치기를 했다. 이미경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엿치기 방법을 설명했다. “하나, 둘, 셋 하면 엿을 부러뜨려요.” 학생들은 양 손으로 엿을 부러뜨렸다. “두 개로 나뉜 엿 중 한 개를 내밀어서 구멍이 큰 사람이 이겨요” 설명이 끝나자 몇몇 학생들이 구멍을 유심히 살핀 후 “이겼어요!”라고 소리쳤다.

1층 휴게실에서는 한국전통혼례복 입어보기가 진행됐다. 남자 한국 전통 혼례복을 처음 입어본 일본인 사토 다케시(30)씨는 학 두 마리가 그려진 단령을 입고 허리에 각대를 찬 후 목화를 신었다. 사모를 쓰자 그는 영락없는 한국인처럼 보였다.

언어교육원 최영 원장은 “이번 문화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한국 문화를 익히고 한국 생활을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는 오전10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외국 유학생들의 제기차기 결승전으로 마무리됐다.

전하경 기자 jhk0712@ewhain.net
사진: 구희언 기자 whitecrow@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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