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Campus Complex(ECC)의 건축학적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10월2일(목) ECC는 예술적 가치와 기술적 수준이 탁월하고 도시 미관 증진에 이바지한 건축물을 매년 선정하는 ‘제26회 서울시 건축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ECC가 올해의 건축상 대상까지 받을 수 있었던 건축적 사항을 알아봤다.

 △ ECC가 보여주는 공간, 건축 아닌 ‘랜드스케이프(Landscape)’
ECC는 ‘도시와 캠퍼스를 잇고 열린 공간을 조성한다’는 도미니크 페로의 의도에 맞게 구현됐다. 계곡의 양측을 연결하려던 초기 설계안의 다리가 사라지고 면적과 프로그램이 일부 변경된 것을 제외하고, 당선안의 조감도가 거의 그대로 실현됐다.
 학생들이 ECC로 들어서면 ‘건물’이라는 느낌보다 지하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서울시 건축상 김형우(홍익대 교수) 심사위원장은 “눈에 보이는 건축이 아니라, 건물이 없는 풍경, 계곡만 있는 풍경을 새롭게 시도해 혁신적인 캠퍼스 모델을 제시하는 등 우리의 도시건축디자인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건물 하나가 아니라 주변 환경과 어우러진 ‘공간’ 하나를 창출하는 ECC가 바로 ‘랜드스케이프’다.
 길고 완만한 경사길로 시작되는 계곡은 계단과 벤치 형태로 올라가며 야외극장을 만든다.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높은 2개의 유리 절벽은 지하 공간으로 자연 채광을 유도한다. 도미니크 페로는 “이 공간을 통해 주변 요소와 건물들을 시각·물리적으로 연결해 또 하나의 포괄적인 랜드스케이프를 창출한다”고 말했다.
 ECC를 바라보면 빈 공간이 만들어낸 계곡뿐이지만 이 거대 지하 공간이 주변의 도시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땅 속에 묻힌 건물 위로 캠퍼스에는 자유로운 공간이 재탄생된 것이다.

 △ 현대 미술 작품을 보는듯한 시각적 경험의 표면 마감
 ECC 공간의 외부 표면을 덮고 있는 유리인 미러 커튼월(Mirror Curtain wall)로 인해 학생들은 캠퍼스의 다른 건물들과 비교되는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커튼월을 세우려면 ECC 외부 유리창에 붙어 있는 수많은 금속판인 스테인리스 스틸 핀(이하 핀)의 역할이 중요하다. 실제로 우리 학교에 쓰인 커튼월은 높이가 17m로, 자체적으로 서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를 위해 내부 유리 테두리에 보이는 얇은 은빛 금속 기둥, 알루미늄 바(Bar)와 결속력을 높여 커튼월을 강하게 붙잡았다. 핀과 알루미늄 바는 서로 연결해 강도를 높였다. 핀에는 ‘고광택 거울 반사’ 처리를 해 건물 이용자에게 현대적 광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도미니크 페로는 “순수한 기하학적 형태를 위해 핀을 직사각형의 평평한 판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핀의 중간 중간에는 너트·볼트를 이용해 각각의 핀을 길게 연결했다. 그러나 핀이 ECC로 불어오는 바람에 맞부딪히기 때문에 이에 견딜 수 있는 수평 재료를 더했다. 이 재료가 긴 커튼월과 알루미늄 바 사이에 있는 가로 선이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금속에서 느껴지는 가벼운 느낌이 무거운 안정감으로 변했다. 도미니크 페로는 “실제로 볼트·너트와 같은 작은 부재들이 산발적으로 분포하지만 지하공간은 산만함보다 생동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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