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박 14일간의 유럽탐방 발자취를 따라서

제목: “EGI 유럽을 흔들어라!” 13박 14일간의 유럽탐방 발자취를 따라서

호기심 가득한 ‘Ewha Global Initiative(EGI)’ 참가자들이 6월26일(목)~7월9일(수)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를 누볐다. 대학, 국제기구, 역사, 문화 등 학생들의 관심분야도 가지각색이다. 열정을 쏟아내기에 충분했던 EGI의 13박 14일간의 시간을 되짚어 보았다.

△유럽의 대학은 어떤 모습일까? 영국 런던 SOAS를 방문하다
   한차례 소나기가 지나간 런던의 하늘에 뭉실뭉실한 하얀 구름이 피어올랐다. 한층 낮아 보이는 런던의 하늘은 붉은빛이 감도는 건물과 어우러졌다. 6월 27일(금) 오후 세시 반, 런던대학교 교정은 방학을 맞아 한산했다. 입구에 앉아 책을 읽는 남학생의 모습이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런던대학은 우리나라의 캠퍼스 개념과 다르게 몇몇 건물만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양이었다.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를 찾은 EGI 학생들은 먼저 학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담당자 로라(Laura)는 준비한 책자를 나눠주며 또박또박한 영국식 발음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SOAS에는 약 4천500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100개 이상의 다른 국가에서 모였죠. 60%가 영국 학생, 40%가 유럽 등지에서 모인 학생들로 구성됐어요” 학생들은 사뭇 진지한 얼굴로 설명을 들었다.
   음악을 전공하고 있는 조나(Johnah·22)와 만나 학교를 둘러봤다. 학교를 둘러보는 동안 질문 보따리가 터졌다. 수강신청 때문에 매번 어려움을 겪는 이화 학생들은 ‘SOAS는 수강신청을 어떻게 하는지? 신청자 수가 많아서 못 듣는 수업도 있는지?’를 물었다. 그는 우리의 수강신청 제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갸우뚱거리며 “인터넷으로 수강신청을 하는 데 원하는 수업은 거의 다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조나로부터 학생식당 비화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운영기업이 수익금으로 페루, 남미에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해 학생들이 거의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지하 음악실에는 거문고를 능숙하게 뜯는 외국 학생도 있어 학생들의 탄사를 자아내기도 했다.  
   SOAS의 도서관은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보다 몇 배는 컸다. 몇몇 학생들만이 책을 잔뜩 쌓아놓고 공부하고 있었다.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어 걸을 때 행여 소리가 날까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됐다. 아시아 아프리카 관련 국제도서관이기 때문에 우리 학교 교수님의 책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곳의 장서 보유량은 물론 설비 면에서도 학생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한 번에 15개의 책을 대출할 수 있고, 대여기간은 하루, 1주일, 3주일로 나뉘어 있다”는 말에 학생들은 다시 한 번 놀랐다.
  EGI 학생들은 SOAS를 떠나기 전 담당자와 SOAS 학생들에게 인사동에서 사간 전통탈 모형을 기념으로 선물했다. 선물을 받아든 SOAS 사람들은 연신 “러블리(Lovely)”라며 기뻐했다.

△프랑스 파리 국제기구 OECD에 가다
  파리에서의 셋째 날인 6월 30일(월)에는 파리에 있는 OECD를 찾았다. OECD 건물은 북적거리는 파리 중심부에서 약간 떨어진 조용한 동네에 있었다. 출입자를 특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OECD에 도착해 발급받은 ID카드를 목에 걸었다. 방성현(국제사무·07)씨는 “국제기구 방문은 자유여행으로는 얻기 어려운 경험”이라고 말했다. 전에 유럽여행을 해봤던 학생들도 OECD방문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다들 들뜬 모습이었다. 안내자의 인도를 받아 게이트를 통과해 지하에 있는 회의장으로 모였다.
  영어로 설명을 들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박창수 주재관이 등장해 우리말로 강의를 진행했다. 덕분에 학생들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임세미(약학·05)씨는 “OECD 회원국으로서 가장 최근에 얻은 실질적인 이익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박 주재관은 “OECD회원국이라는 자체가 우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며 “분야별 위원회에서 참여하여 우리나라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약대를 졸업한 후 국제기구에서 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했던 정지희(약학·06)씨의 질문에는 “OECD의 구성원은 경제, 약학, 화학 등으로 전공이 다양하다”라며 대답이 돌아왔다.
  강연 중 쉬는 시간 몇몇 학생들은 강연장 앞 스크린에 띄워진 ‘Ewha Womans University’ 방문 일정 앞에서 자랑스럽게 사진을 찍기도 했다. 허은실(과교·04)씨는 “정치, 경제는 멀게만 느껴졌는데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며“국제기구를 방문해 보니 나도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 역사와 낭만의 도시 로마.
  “버스를 타고 베네치아에 간다고요?” 7월 4일(금)에는 물 위에 세워진 인공도시 베네치아의 유적을 찾아갔다. 수상교통을 이용하는 이곳 사람들에게 배는 곧 버스다. 바다에 삐쭉이 올라온 말뚝이 오고 가는 배의 중앙선 역할을 하고 있었다. “저것 봐! 배 속력 제한 표지판도 있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모습에 신기해하는 동안 어느새 베네치아에 도착했다. 찰랑거리는 바닷물과 땅바닥과의 차이가 1m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보였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모두 조금이라도 베네치아를 더 보려고 두리번거렸다. 죄수들이 교도소에 갇히기 전 탄식을 했다는 ‘탄식의 다리’ 앞에서는 가이드의 맛깔스런 설명이 이어졌다. “이 교도소에서 유일하게 탈출을 한 사람이 그 유명한 카사노바”라며 “여유롭게도 이 근처 단골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갔다죠” ‘오~’ 학생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끄덕였다. 이후 산마르코 성당을 방문했다. 파란 빛깔 유리와 황금으로 된 정교한 모자이크는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냈다.
  역사와 낭만의 도시 로마에서 7월 7일(월) 마지막 하루를 보냈다. 로마의 좁은 길과 울퉁불퉁한 돌바닥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한 학생이 알려줬던 ‘로마는 깨어진 것도 그 자체로 유적이라고 생각해 보존한다’는 말이 와 닿았다. 지금은 뼈대만 남은 콜로세움은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로마의 골목 골목에는 오래된 성당과 광장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오전 11시경에는 현재 시청사로 사용되고 있는 세계 최초의 박물관을 방문했다. 오드리 햅번이 출연한 ‘로마의 휴일’ 때문에 유명해진 트레비 분수, 스페인 광장에서 한껏 포즈를 잡아보기도 했다. 반나절의 자유일정 동안 로마를 가로지르는 강을 따라 걷고, 로마 구석구석을 탐방한 신선아(컴퓨터·05)씨는 “이탈리아는 너무나 볼 것이 많아서 공부가 부족했던 것이 조금 후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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