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중앙대는 생리공결제를 도입했다. 뒤이어 경희대·고려대·성신여대·연세대 등 일부 대학들이 1~2년 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생리공결제를 운영하지 않는다. 38·39대 총학생회(총학)부터 생리공결제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아직도 논의 단계에 있다. 현재 우리 학교에서 생리통은 병결로 인정받을 수 있다.

 

△우리 학교 “생리공결제 당장 시행은 어려워”
우리 학교와 총학은 약 2년여 동안 생리공결제 제도를 논의 중이다. 현행 방침으로는 학생이 전문의 진단서를 해당 수업 교수에게 제출하면 병결로 처리된다. 우리 학교 보건소가 발급한 진단서도 가능하다. 출석인정 여부는 교수에게 맡겨진다.


총학 측은 개인차가 있는 생리통을 수치화하여 따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강정주 총학생회장은 “생리는 여성이기에 당연히 하는 것”이라며 “생리공결제는 여성의 기본권 및 교육권을 보장하자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생리공결제 도입을 놓고 최대한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수미 학생처장은 “제도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여학생이 전부인 학교 특성상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남용 문제도 생리공결제 도입을 유보하는 이유다. 이수미 학생처장은 “결석한 수업 문제, 오·남용 등 악용의 소지도 우려 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파생될 결과에 대해 아무런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섣부른 도입은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접점을 찾는 대안이 강구될 때까지 학교 측은 현 운영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다. 총학은 “오·남용의 가능성은 논의를 통해 줄여나갈 사안”이라며 학교 측이 좀 더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학생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이유경(약학·05)씨는 “도입하는데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진 않지만 한 달에 1회 신청 등 제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평소 생리통이 심해 수업시간에 교수님께 양해를 구한 적이 있다는 ㄱ씨(영문·04)는 “심하게 앓는 학생에게는 정말 필요한 제도다. 진통제를 먹어도 수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학기 우리 학교에서 ‘가족 간호’수업을 한 김지현 강사는 “학업이 힘들 정도의 상태라면 결석계를 인정하되 제도적 제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출석은 아님을 강조하며 “학기마다 신청 해 생리통이 심하다고 판단되는 학생은 보건소 및 부속병원의 진료를 연계하는 시스템을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생리공결제 시행 타대, 결과는 제각각
제도를 시행 중인 타 학교는 학기당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 중앙대(제 1캠퍼스 기준)는 지난 2학기 여학생 1천58명이 총 4천340건의 생리공결제 결석을 신청했다. 당시(2008년 1월 기준) 재학 중이었던 여학생이 총 8천359명임을 고려하면 대략 여덟 사람 중 한 명은 생리공결제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성신여대는 5천941명이 한 번 이상 생리공결제를 사용했다. 전체 재학생 중 68.2%에 해당한다. 고려대는 총 1천567명의 학생이 생리 유고결석을 신청했다.


 시행한지 올해로 4학기를 맞이하는 중앙대는 별다른 문제없이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중앙대 교무처 학사운영팀 김재근 과장은 “신청이 특정 요일에 몰리는 경우 없이 고르게 분포하며 휴일과 휴일 사이에도 생리공결제 결석을 신청하는 건 수가 특별히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신여대는 오·남용 문제가 커졌다. 지난해 10월8일자 성신학보에는 지난 학기 생리공결제가 본 취지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기사가 실렸다.  보완책으로 성신여대는 이번 학기부터 15일이 지나야 다시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다.     
    

길자연 기자  winter_0109@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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