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막이 · 야구점퍼 등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디자인 인기

야구점퍼·바람막이 등 같은 모양의 겉옷을 함께 맞춰 입는 단과대학(단대)·학과·동아리가 많아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전에는 학교 축제나 행사를 위해 단체로 티셔츠를 맞춰 입었다. 그러나 이번 학기부터는 평소에도 입고 다닐 수 있는 실용적인 겉옷을 디자인해 입고 있는 추세다.


 인문과학대학(인문대)·법과대학(법대)은 학기 초와 방학 중 단대점퍼를 만들었고, 사회과학대학(사회대)과 공과대학(공대)도 단대점퍼를 맞추기 위해 투표를 실시했다.


사회대는 단대점퍼를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  투표결과 46.6%의 지지율로 후드집업을 단대점퍼로 선정했다. 공대도 야구잠바의 찬성비율이 높으면 야구잠바를 단대잠바로 삼을 예정이다.


단대점퍼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도 높다. 사회대 박경화 학생대표는 “사회인들의 의견을 적도록 붙여놓은 화장실 낙서판에 단대점퍼를 맞추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인문대는 구입신청이 끝난 이후에도 단대점퍼를 사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아 추가제작까지 했다.


단대점퍼는 구성원의 소속감을 높이거나 구성원끼리 동질감을 불러일으키는데도 도움이 된다. 공대 고보람 학생회장은 “단대점퍼를 통해 결속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단대점퍼가 실용적이라는 점에서 환영하고 있다. 법대 강의실에서는 보라색 야구점퍼를 입은 이법인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김은영(법대·05)씨는 “무엇보다 편안한 점이 좋다”며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실용적”이라고 야구점퍼의 장점을 설명했다.


법대 야구점퍼를 볼 수 있는 곳은 학내뿐만이 아니다. 신림동에서도 사법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우리 학교 법대 학생들은 법대 야구점퍼를 입고 공부하고 있다.


인문대 단대잠바인 바람막이 역시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요즘날씨에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숙(인문·08)씨는 “요즘 같은 날씨에 입기좋다”며“학교 안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고, 밖에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단대점퍼는 같은 학과 학생들의 결속력을 다져주기도 한다. 음악대학 한국음악과는 단대점퍼를 맞춰온지 올해로 벌써3년째다.


한국음악과 재학생 대부분이 같은 점퍼를 갖고 있다 보니 ‘과점퍼데이’라는 날도 생겨났다. ‘과점퍼데이’는 매주 목요일 음악대학 연주회 정기연습 때문에 한국음악과 학생들이 관현악실에 모이는 날을 뜻한다.


한국음악과 한송이 학생대표는 “연습하는 날에는 절반이상의 학생들이 과저퍼를 입고 온다”며 “그래서 애들끼리 이 날을 ‘과점퍼데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단대나 학과뿐만 아니라 동아리에서도 동아리점퍼를 맞춰 입기도 한다. 약학대학 풍물패 동아리 ‘렐고씨’는 1년 전 동아리 내 친한 친구들끼리 핑크색 야구점퍼를 맞춰 입었다.


동아리 렐고씨 방정란 회장은 “야외 활동이 많은 동아리 특징 때문에 옷을 맞춰 입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화이언 게시판에서 분홍색 야구점퍼는 어디 소속이냐고 묻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양윤 교수(심리학과)는  “단대·학과·동아리에서 점퍼를 맞춰 입는 것은  군복이나 교복과 같은 유니폼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단대점퍼는 소속감을 높이고 구성원끼리 연대감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 학교에서 단대잠바를 처음 입기 시작한 것은 체육대학이다. 체육대학은 10년 넘게 야구점퍼를 단대 상징 점퍼로 사용해왔다.


최근 다른 대학 단대점퍼로 야구점퍼가 지목되자 체육대학은 이에 부정적 인 반응을 보였다. 체육대학 학생회는 ‘야구점퍼는 체육대학의 문화와 전통이니 단대점퍼로 야구점퍼선정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강애란 기자 rkddofks@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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