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 룸 이용하려면 길게는 3개월 전부터 예약해야…학생들, 유료 스터디 룸 이용

이화포털게시판에는 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토익·meet·deet·임용고시· 영어회화 등 스터디를 구하는 글이 1월 한 달 동안 20개 이상 올라왔다. 온라인 취업 정보카페 ‘취업뽀개기’(cafe.daum.net/breakjob) 스터디 관련 게시판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이대 스터디’를 검색하면 총 371개의 검색결과가 나온다. 3월 한 달 동안 올라온 글만 30개가 넘는다. 이렇듯 스터디 그룹의 수는 늘고 있지만 공부할 공간은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교내에서 스터디 룸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이화­포스코관(포관)의 세미나실 15개·경영대 지하 2개가 전부다. 김주연(식영·05)씨는 “스터디 그룹뿐 아니라 학기 중에 진행되는 팀플의 수를 생각해보면 스터디를 할 수 있는 학생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숫자”라며 “사용하던 강의실에 미리 예약해둔 학생들이 들어와 강의실에서 쫓겨나듯 나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스터디 룸을 이용하기 위한 절차가 까다로운 것도 불만으로 꼽는다. 길게는 사용 3개월 전, 짧게는 2일 전까지 인트라넷을 통해 가예약을 하고, 예약한 사항이 승인되는 절차를 거쳐야 사용 가능하다. 더욱이 학부생의 경우 세미나실 이용이 제한돼 있고 대학원생만 승인되는 상황이라 학부생들은 빈 강의실을 찾아 헤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김소희(생명·05)씨는 “스터디모임이나 팀플을 하기 위해 빈 강의실을 찾아 헤맬 때는 정말 화가 날 정도”라며 “학교에서 팀플이나 스터디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여 자연과학대학의 경우에는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세미나실을 따로 운영한다며 각 단대에서 학생들의 스터디룸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료 스터디룸으로 가는 학생들
좁은 복도를 따라 마치 피아노학원의 연습실을 연상케 하는 작은 방이 줄지어 있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이 제각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이 방에는 화이트보드·컴퓨터를 비롯해 무선 인터넷  빔 프로젝트까지 갖추어져 있기도 하다.


위와 같은 상황은 학교 근처의 유료 스터디 룸의 풍경이다. 학생들은 학교를 떠나 유료로 이용하는 스터디 룸을 많이 찾는다. 스터디 그룹 수는 늘어났지만 그룹 별로 모여 공부를 할 수 있는 장소는 한정돼 있어 그 간극을 민간 사업장이 메우고 있는 것. 신촌 일대만 해도 약 10개 정도의 유료 스터디 룸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대역 근처의 유료 스터디룸 ㄴ의 관계자는 “새 학기 들어서 모임을 갖는 학생들의 수가 부쩍 늘어났다. 스터디룸 4개가 평일 저녁시간에 항상 꽉 차있으며, 주말의 경우엔 오전부터 예약이 되어 있는 상태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학생들의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차 무한리필·프로젝터 대여 등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2시간에 1인당 이용료 4천 원씩을 받고 있는 T 스터디 룸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많은 날에는 20~30팀의 스터디 팀이 이곳을 찾고 있다.

 

△ ECC 내 세미나 실 42개 충원
2일(수) 오후 6시 경, 포스코관 세미나실과 빈 강의실은 스터디 모임을 하는 학생들로 가득 하다. 강의실을 예약하지 않고 사용하는 학생들을 막기 위해 ‘미리 강의실을 예약해두었다’는 쪽지를 문 앞에 붙여놓는 등 은근한 신경전도 벌어진다. 사회과학대학(사과대) 행정실 관계자는 “세미나실은 단대 행정실에서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과대에서는 세미나실을 대학원생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지어 두었다”며 학부생들은 학부생에게 허락된 강의실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요즘 들어 세미나실 이용에 대한 항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타학교 학생에게 학번이나 학생증을 양도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를 지양할 것”을 당부했다.


ECC(Ewha Campus Complex)에 새롭게 생긴 세미나실은 42개. 6명에서 8명 정도가 이용할 수 있는 세미나실에는 책상과 의자·화이트보드 등 간단한 기자재가 확충될 예정이다. 교무과 강자연씨는 “4월 첫 주까지 기자재를 들이고 테스트를 거친 후, 4월 둘째 주부터 사용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세미나실을 이용하는 데 있어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구분하는 제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객원기자 tinylittlekiss@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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