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받기 위한 무임승차 · 스파이까지 등장

미취업자 300만시대의 젊은이들은 ‘취업’을 위해 달려들고 있다. 특히 정규 취업의 전초전 격인 인턴십과 공모전 준비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 있는 활동 중 하나다. 상금도 평균 100~500만원이며 인턴으로 채용 혜택을 주는 LG CNS 등의 기업도 많다. 그러나 혜택이 많은 만큼 경쟁도 치열해져 무임승차·돈으로 공모전 기술을 사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공모전 수상 경력도 돈 주고 산다
공모전 입상을 위해 학생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정당한 노력으로 승부하지 않고 돈으로 공모전 수상 경력을 사거나, 무임승차 하는 경우도 있다.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경력을 쌓아 작년 대기업 광고회사에 입사한 ㄱ씨는 “돈을 받고 공모전을 도와 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험 없이 마음만 앞선 학생이 수상경력이 많은 학생에게 돈을 지불하고 공모전 전(全) 과정의 도움을 주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공모전 팀에 들어오려는 학생도 있다. 서울시립대 홍성조(경영·05)씨는 지난학기 한국무역협회 공모전에 도전하기 위해 팀을 꾸렸다. 다른 학과 학생들과 함께 준비하면 공모전 내용이 풍부해질 것이라는 생각에서 학교 게시판을 통해 국제관계학과 학생 2명을 영입했다. 하지만 그들은 공모전에 대비해 아무 준비도 하고 있지 않았다.


홍씨는 “막상 시작해 보니 프리젠테이션 제작부터 논리를 전개하는 방식등 기본적인 실력도 갖추고 있지 않았다”며 “공모전을 준비하는 데도 무임승차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윤정구 교수(경영학과)는 “아무 기초도 없는 상태에서 다른 팀원의 도움으로 공모전에 운 좋게 당선되는 경우 이것은 인생을 망치는 마약과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공모전을 무조건 따라다니기 전에 자신이 평생 좋아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일이 어떤 일인지를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공모전 정보만 빼가는 스파이까지 등장
공모전은 곧 정보전이다. 정보의 양이 바로 승리를 좌우한다. 그러다 보니 팀원을 가장해 공모전 팀에 가입한 뒤 자료를 빼돌리는 ‘스파이’도 등장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환경 공모전 논문상을 수상했던 주재연(환경공학·08년 졸)씨는 준비 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그는 경영관련 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경영학 전공자이고 공모전 수상경력을 메일에 써 보낸 ㄴ씨를 아무 의심 없이 팀에 충원했다.


ㄴ씨는 처음에는 이것저것 충고하는 등 열심히 하는 것처럼 행동했으나 논문에 참고 할 어떤 자료도 제공하거지 않았다. 주씨와 친구가 외국교수에게 연락해 힘들게 구해 올린 자료 등을 읽거나 스크랩한 기록만 있을 뿐이었다. 이후 그는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그는 논문 자료를 다른 곳에 이용하기 위해 동아리에 들어와 접근한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양윤 교수(심리학과)는 “팀원 한 명의 개인적인 문제가 있다”며 “이런 개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사람을 선발할 때 개인의 성격·가치·태도 등을 심층적으로 알아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영 객원기자 subakwave@ewhain.net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